문형표 2심서 '삼성합병 청와대 개입' 인정…박 전 대통령에 불리한 요인될 듯

Write : 2017-11-14 14:42:59 Update : 2017-11-14 15:37:39

문형표 2심서 '삼성합병 청와대 개입' 인정…박 전 대통령에 불리한 요인될 듯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을 법원이 사실로 인정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 등 남아있는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서울고법 형사10부는 14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삼성합병 결정 과정에 청와대가 관여한 점을 인정했습니다.

앞서 1심은 문 전 장관이 연금공단이 삼성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과정에 청와대 개입이 있었는지를 따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은 문 전 장관이 '삼성 합병에 대한 연금공단 의결권 행사를 잘 챙겨보라'는 취지의 박 전 대통령 지시를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최원영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김진수 전 보건복지비서관 등을 통해 복지부 직원들에게 합병 안건을 챙기도록 했다고 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안종범 전 경제수석이 투자위원회의 찬성 의결 결과를 보고받는 등 적극적으로 관여했고, 안 전 수석과 친분이 있는 데다 업무적으로 교류가 있었던 문 전 장관 역시 이런 사정을 인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합병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정황은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도 핵심 쟁점입니다.

특검과 검찰은 삼성합병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장치로 보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삼성합병을 돕는 대가로 삼성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에 나서는 등 뇌물을 제공했다는 게 골자입니다.

뇌물 혐의가 입증되려면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오갔다는 정황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삼성합병 문제가 청와대와 무관한 개별 기업의 경영 현안이었다는 논리가 깨질 수 있습니다.

문 전 장관의 항소심 판결은 청와대가 개별 기업의 합병 문제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에게는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검과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재판에 문 전 장관의 항소심 판결문을 뇌물 혐의의 입증 수단으로 제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청와대 개입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삼성의 승마 지원 등이 뇌물 거래가 맞는지에 대한 판단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사건을 맡은 재판부가 개별적으로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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