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 : 2017-06-19 13:30:31

한국의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1호기'가 19일 새벽 0시를 기해 영구 정지됐다.
이는 국내 원전 퇴역의 첫 사례이며, 이로써 원전 정책은 전환점을 맞게 됐다.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앞서 17일 원자로 가동을 중단했다.
오후 6시 고리 1호기로 들어가는 전기를 차단한 데 이어 약 38분 뒤 원자로의 불을 껐다.
이에 따라 가동시 300도에 달했던 원자로 온도가 식기 시작, 19일 0시 약 93도까지 떨어졌다.
영구 정지 기준선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퇴역식은 이날 오전 부산 기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문 대통령은 퇴역식에서 "원전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탈핵 시대로 가겠다"고 말했다.
원전 중심의 발전정책을 폐기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신규 원전 건설계획 전면 백지화, 원전 설계 수명 연장 중단 등의 방침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사회적 합의 도출'이란 말로 신고리 5, 6호기 공사 중단 가능성도 시사했다.
신고리 5, 6호기는 현재 건설 중으로 1/3 정도 공정이 진행된 상태다.

고리 1호기는 1977년 6월18일 원자로에 불을 붙임으로써 가동에 들어갔다.
본격 상업운전은 이듬해인 1978년 4월29일 시작됐다.
총공사비는 3억 달러로, 이는 1970년 국가 예산의 1/4에 달하는 규모였다.
무모한 사업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미국 영국 등에서 돈을 빌려 공사를 강행했다.
공사는 무사히 끝났고, 고리1호기는 안정적인 전기 공급으로 한국 산업화에 발판이 됐다.
국내외 비판을 잠재운 것이다.
2007년 설계수명 30년이 만료됐으나 10년간 수명을 연장, 40년간 전력을 생산했다.
지난 40년간 생산한 전력은 15만 기가와트로 이는 부산시 전체 사용량의 34년치에 해당한다.
안전과 환경 등의 문제가 부각되면서 탈원전시대가 됐지만, 고리1호기가 국민생활 향상과 산업국가로의 도약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고리 1호기 해체는 사용후핵연료 냉각·반출, 시설물 해체, 부지 복원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산업부와 한수원은 해체 계획서 마련하고 2032년 12월 부지 복원까지 끝낸다는 계획이다.
총 비용은 6천437억 원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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