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판소리 심청가 중 추월만정 / 소리 성창순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뛰어들었던 심청이는 용왕의 보살핌으로 다시 세상으로 돌아와 황후가 된다. 가을날 밝은 달이 뜨락에 가득할 때 하늘에는 기러기가 떼 지어 날아가고, 심청이는 고향에 계신 부친 생각에 부치지 못할 편지를 쓰며 운다.
추월은 만정하여 산호 주렴에 비쳐들 제
청천의 외기러기는 월향에 높이 떠서
뚜루루루루루루루 낄룩, 울음을 울고 가니
심 황후가 반겨듣고 기러기 불러 말을 한다.
“오느냐, 저 기럭아, 소중랑 북해 상의 편지 전튼 기러기냐?
도화동을 가거들랑 불쌍하신 우리 부친 전에 편지 일장 전하여라”
편지를 쓰랴 헐 제, 한자 쓰고 눈물짓고, 두자 쓰고 한숨을 지으니,
글자가 모두 수묵이 되어 언어가 도착이로구나.
편지를 손에 들고 문을 열고 나서보니
기러기는 간 곳 없고, 창망한 구름 밖의 별과 달만 밝았구나.
2. 달무리 중 2악장 달맞이 / 거문고 정대석
정대석은 거문고 연주자이자 작곡가로서, 그의 거문고 음악은 거문고의 음색과 주법 등 거문고 특유의 효과를 잘 살린 음악으로 사랑받고 있다.
달무리는 1993년에 작곡한 곡으로, 1장 달빛, 2장 달맞이, 3장 달무리의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3. 박 타는 대목 / 소리 안숙선, 남상일
추석이 다가오는데 명절 준비는커녕 자식들 끼니도 챙기지 못할 만큼 가난했던 흥보 내외는 심란한 마음에 서로 붙잡고 한참을 울다가 지난 봄 제비가 물어다 준 박씨에서 열매가 실하게 열렸으니 그 박 속으로 죽을 끓이자고 한다. 박이 어찌나 크게 열렸는지 내외가 톱으로 박을 타는데, 첫째 박에서는 돈과 쌀이 가득 든 궤 두 짝이 나오는데, 돈과 쌀을 모두 부어내고 나면 금방 다시 가득 차오르는 신기한 궤다.
신이 나서 궤를 털어내던 흥보는 춤을 추면서 이제는 나도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며 살겠노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