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내용 중 일부 -
김종광의 <살아야 하는 까닭>는 2019년에 발표됐는데요,
백호리 노인회의 2016년도 연말총회로 시작이 됩니다
다들 올해도 무사히 살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크게 편찮았던 분도 계시고
급하게 돌아가신 분도 계셨습니다만,
우리는 건강하게 살아서 또 이렇게 한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무사하자는 기원으로다
건배 제의하겠습니다.
“내년에도 건강하자”
오지랖댁이 회관 청소를 맡기로 했는데,
생각도 못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초등학교 때 받은 교육이 전부인 오지랖댁은
‘교육’이란 말만 들어도 겁이 났습니다.
시험 못보면 탈락하는 건가,
오만가지 걱정을 했던 오지랖은 허탈해졌다.
첫 번째 시간은 ‘노인 일자리 사업의 올바른 이해’였다.
들을수록 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오지랖은 졸다 깨다를 반복했다.
두 번째 시간은 ‘치매예방관리와 건강등 안전예방’이었다.
노인회 사무국장이라는 여성은 치매 얘기는 잠깐하고
미투 얘기만 잔뜩했다.
“아따, 젋은 양반. 칠십 여편네들이 미투하고 당할 일이 어딨어.
걱정할 걸 걱정해야지“
“남자는 무조건 미투한다는규? 환장허겄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더니 꼴뚜기 같은 놈들 때문에
남자로 사는게 넘 힘들어“
잡소리가 판소리 메들리처럼 이어졌고,
사무국장은 좌중을 통제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했다.
작가 김종광 (1972. 충청남도 보령 )
: 데뷔-1998. 단편소설 ‘경찰서여, 안녕’
수상-2019. 제3회 이포설통일로문학상 특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