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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 - 김유정

2020-02-25

ⓒ Getty Images Bank

- 방송내용 중 일부 -


“장인님! 인젠 저....” 

내가 이렇게 뒤통수를 긁고,

나이가 찼으니 성례를 시켜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면 대답이 늘 이렇다.

“이 자식아! 성례구 뭐고 미처 자라야지!


이 자라야 한다는 것은 내가 아니라 

장차 내 아내가 될 점순이의 키 말이다.


덮어놓고 딸이 자라는대로 성례를 시켜주마, 했으니

누가 늘 지키고 섰는 것도 아니고

그 키가 언제 자라는지 알 수 있는가~



1935년 “조광”에 발표된 <봄 봄>은

우직하고 순진한 청년인 주인공이

심술 사나운 장인과 혼례를 둘러싸고 벌이는 갈등을

익살스럽게 그려내고 있는데요.

김유정의 작품 중에서 가장 해학성이 넘치는 작품입니다.



나는 한참을 못 일어났다.

그러다 사지를 부르르 떨면서 나도 엉금엉금 기어가

장인님의 바짓가랑이를 꽉 움키고 잡아나꿨다.

“아!아! 이놈아! 놔라, 놔” 

장인님은 헛손질을 하며 솔개미에 챈 닭의 소리를 연해 질렀다.


나의 생각에 장모님은 제 남편이니까 역성을 할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점순이는 내 편을 들어서 속으로 고소해 하겠지~

그런데 대체 이게 왠 속인지~

아버질 혼내 주기는 달려들며 내 귀를 뒤로 잡아당기며 마냥 우는 것이 아닌가

“에그머니! 이 망할게 아버지 죽이네!”  


그만 여기에 기운이 탁 꺾이어나는 얼빠진 등신이 되고 말았다.




작가 김유정 (1908.1.11. 강원도 춘천~1937.3.29.)

: 데뷔-1935.조선일보 신춘문예 <산골 나그네> 당선.

대표작-봄봄, 금 따는 콩밭, 따라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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