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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줍다 - 전성태

2020-08-04

ⓒ Getty Images Bank

- 방송내용 중 일부 -


1970년대가 배경인 이 작품은 소를 둘러싼, 

주인공 동맹이와 아버지의 갈등과 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소를 우리 집에 들인 것은 세 차례이다.

아버지는 몇몇 흠이 있기는 했지만 훌륭한 농사꾼이었다.


아버지가 지닌 소소한 흠은,

마을 사람들의 입을 빌려 하자면 농사를 너무 예술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밭고랑을 타더라도 줄을 띄워 한 치의 비뚤어짐을 허용하지 않았다.

못자리를 만들 때는 미장이처럼 흙손을 들고 

무논에 꿇어앉아 반듯하게 만들어나갔다.

그래서 어머니와의 다툼이 늘 끊이지 않았다.



# 인터뷰 .  방민호 서울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

제주도에서는 귤나무가 자식들을 가르칩니다. 그게 다 돈이 됐어요. 시골에서는 소를 치거나 하면 그게 자식 농사 짓는데 소용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이 소설은 어떻게 아주 전통적인 농경사회로서의 한국인의 심리 내면 정서가 잘 깃들어 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소는 농경사회의 상징 있잖아요. 그 소의 중요성 그리고 소에 대해서 한국인들이 품는 어떤 감정이 이 소설처럼 잘 드러난 소설이 없다 있다는 것이죠.  



“조노므 새끼가 뭣이라고 해싼가?” 

“나가 소를 줏었당께” 

“닌장, 으떤 얼개미 겉은 작자가 소를 대구 내돌렸디야?”


아버지의 반응이 의외로 시큰둥하자, 나는 안달이 나서 주절거렸다.


“옥강이서 줏었당께요. 다 죽어가는 걸 나가 생똥을 싼시롬 건져내부렀어요.

 인자 요것은 우리 것이에요” 


그런데 내 말이 채 끝나기가 무섭게 아버지는 내 뒤통수를 냅다 내질렀다.

“이 놈의 새끼.  내가 그렇게 함부로 물에 기들라고 가르치든? 응?

 목심을 왜 고롷게 조심성 없이 헛치고 다니냔 말여. 이 에미 에비를 튀겨묵을 놈아!” 


아버지는 몇 번을 더 그렇게 쥐어박았다.




작가 전성태 (1969. 전라남도 고흥 ) 

: 데뷔 – 1994.실천문학에 단편 “닭몰이‘ 당선

수상 – 2011. 제10회 오영수 문학상 등 수상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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