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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만 남은 여자 (2) - 김신우

2021-01-19

ⓒ Getty Images Bank

- 방송내용 중 일부 -


눈에 보이는 것을 많이 가졌다 해서 부자라고 하는 것은 식상한 사회가 되어버렸다.

과거의 부동산 재벌, 건물주, 예금 자산가 등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손으로 만질 수 없는 것을 많이 가진 사람들일수록 진정한 부자로 평가받았다,

주식과 가상화폐는 물론이고

암호화폐의 종류도 다양한 코인을 보유할수록 부유층에 속했다,

그러한 배경에 “지식”을 포함시켰고

그것의 하위 개념인 ‘기억“을 사고팔자는 상황까지 왔다

기억은 자본의 마지막 보루이자 인간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버렸다.



초아는 자기 아들의 입시를 위해이경의 첫 사랑에 대한 기억을

자기에게 팔라고 제인을 합니다. 

국회와 언론에서 합법화에 대한 찬반논란이 뜨거운 

‘기억이식’을 해달라는 거죠.



# 인터뷰. 방민호 서울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

스펙을 적당히 갖추면 이제 좋은 학교로 갈 수 있는 그런 세계가 여기 2028년 근미래 사회에도 펼쳐져 있는 것이죠. 그리고 거기서 지금껏 누리던 사람들은 그대로 누릴 수 있는 어떤 상황이 펼쳐집니다. 그런데 이 소설 속에서 제시하고 있는 하나의 역설은, 그 좋은 인간이라고 하는 것은 단지 외적인 스펙만이 아니고 그 어떤 정신 속에, 또는 마음속에 좋은 추억 이라는 것을 가진 그런 존재가 결국 좋은 인간이라고 하는, 그런 인간에 대한 어떤 마지막 평가기준은 남아 있다는 역설적 상황을 배경으로 해서 이 소설을 쓰고 있다는 것이흥미로운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추억이 없는 사람도 있니?” 

“나한테는 그 딴게 없어. 난 지금 그게 꼭 필요하거든”

“그레이슨의 특별전형에 필요해서 그래.

특별전형은 AI 면접을 통과해야 돼.

정확히 말하면 그레이슨의 부모 심층면접이라고 할 수 있지.

자녀를 훌륭한 인적 재원으로 길러내기까지 

부모는 어떤 역할을 했고, 기여를 했는지 보는 거야.

너도 알잖아. AI가 가짜와 진짜를 얼마나 정확하게 걸러내는지.

자기소개서 같이 서류를 꾸며 쓰거나 조작할 수 있었던 시절이 좋았지.

이건 뭐 거짓말탐지기 앞에서 조사 받는거나 다름없으니 지어낼 수가 있어야지.

정말 무서운 세상 아니니?”


‘희미한 사랑의 추억이나마 사라져버린다면 내 과거에는 뭐가 남는 거지?’




작가 김신우 (1978. 출생)

: 데뷔-2001. [매일신문] 단편소설 <면역기>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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