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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대란, 그린플레이션…탄소중립의 역설?

#이 주의 초점 l 2021-11-22

ⓒ YONHAP News

197개 나라 대표들이 모인 유엔 기후변화 총회에서 '글래스고 기후조약'이 채택됐다. 석탄 사용을 줄인다는 게 이번 조약의 핵심이다. 이처럼 탄소중립은 글로벌 경제 질서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그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석탄 발전을 줄이는 탄소중립 가속화 가운데 세계 각국의 '위드 코로나' 정책에 따른 경기 회복과 중국-호주 등 주요국 간 무역 분쟁이 겹치면서 글로벌 에너지 대란이 우려된다. 또한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이로 인한 물가 인상, 인플레이션도 염려된다. 

멀고도 험한 탄소중립의 길, 그 안에서 우리 경제가 받는 영향은 무엇이고 대비책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과 살펴본다.

 

‘글래스고 기후 조약’ 채택, 석탄발전 단계적 감축

이번 '글래스고 기후조약'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탄소저감장치가 없는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한다는 문구가 들어간 것이다. 합의문에 석탄과 화석연료가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그런데 합의문 초안엔 석탄을 '퇴출' 한다는 문구가 포함됐지만 인도 등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의 항의에 부딪혀서 '감축'으로 수위가 낮아졌다.

이번 조약이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른 입장 차이 때문에 불완전한 대책에 머문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당초 예상보다 과감한 약속이 나오진 않았지만 석탄을 줄인다는 것이 핵심인 이번 조약에 따라 당장 탄소 배출이 많은 우리 산업에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글래스고 기후조약'…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은?

탄소중립은 우리 정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과업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이 탄소중립을 선언한 뒤 반년 만에 대통령 직속으로 탄소중립위원회가 꾸려졌고 위원회 출범 석 달 만에 '2050 시나리오 초안'이 나왔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회의 기조연설에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상향안을 2018년 대비 40% 줄이고 2050년까지 모든 석탄 발전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우리 정부의 움직임은 국제 사회 기류에 따른 것이었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한 해 연기된 기간 동안 호주에서는 대형 산불이, 유럽에는 대홍수가 발생했고 지구 온난화에 따른 위기의식도 커졌기 때문이다. 헌데 최근 분위기가 꽤 달라졌다. 심지어 미국과 중국 등 석탄 소비량이 큰 주요 국가들은 이번 성명에 불참했다. 이들 나라의 불참엔 최근 불거진 에너지 대란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탈탄소 역설 ‘그린플레이션’…유가, 원자재값 급등

지난달 수입 물가는 13년 만에 최대 폭인 35.8% 상승을 기록했다. (한국은행 수출입물가지수 통계) 10월 수입 물가는 전월 대비로도 4.8% 올라 6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수입 물가가 크게 오른 것은 국제유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두바이유는 10월 81달러 61센트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0% 넘게 뛰었다. 천연가스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은 14일 발표한 '해외 경제 포커스' 보고서에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예년 수준을 상당 폭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겨울 유럽·아시아 국가 간 천연가스 확보 경쟁도 높은 가격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 이처럼 주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2분기만 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줄줄이 기록했는데 하반기 들어 내리막세를 이어가고 있다. LG·롯데·금호·한화 등 국내 4대 화학업체의 3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1조 819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7.7%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51% 감소했다. 국제 LPG 가격도 5개월 전과 비교하면 60% 이상 오르면서 가스업계의 하반기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에서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이 속속 터지자 탄소중립, 친환경정책에 대한 반감이 곳곳에서 새어나오고 있다.


탄소중립의 역설, 글래스고 조약 일장춘몽?

'민스키 모멘트(Minsky Moment)'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자산 가치가 하락하고, 금융 시스템이 부실해지면서 시작되는 금융위기를 의미한다. 미국 경제학자인 하이먼 민스키가 처음 창안했을 때만 해도 큰 관심을 못 받았지만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양상을 예언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널리 알려지게 된 개념이다.

글래스고 조약 체결 등 탄소 중립이 글로벌 사회에 최대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관련한 움직임이 '민스키 모멘트'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에너지 대란, 유가, 원자재 가격 폭등, 그린플레이션 등을 야기하며 탄소중립이 국제 경제에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단 얘기다.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탄소중립’ 험하지만 궁극적으로 가야할 길, 대비 철저히

에너지 대란과 그린플레이션(그린인플레이션) 우려는 우리 삶에 탄소체제가 얼마나 깊이 뿌리내렸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듯이, 기후변화 위기는 엄중하고 시급하다. 험하지만 궁극적으로 가야만 하는 '에너지 전환'의 길에서 우리 산업과 경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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