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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갑산 - 방민호

2024-01-16

ⓒ Getty Images Bank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석은 아주 오래 전에 이렇게 쓴 적이 있다.
한 번 들어가면 돌아오지 못할 것 같은 삼수 하고도 관평리,
평양을 떠나 먼먼 길을 돌아 이곳으로 들어오면서 석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에 지는 것이 아니라고.
세상 같은 건 더러워서 버리는 것이라고..


# 인터뷰. 전소영
시인들이 가장 사랑한 시인이 바로 백석의 별칭인데요. 그는 평안도 정주에서 태어나서 일제 강점기 1936년에 시집 사슴을 펴내면서 본격적으로 시를 썼습니다. 특히 한국의 토속적인 문화와 방언을 적극적으로 시에 활용해서 아주 아름답고 이채로운 작품을 많이 남겼고 후기에는 만주의 초원에서 얻은 여러 가지 문학적 상상력을 시에 담아내기도 했습니다. 삼수갑산은 백석 그 삶의 말년을 이야기로 써낸 작품인데요. 백석은 해방 이후에도 고향인 북쪽에 남았다가 고난을 겪고 1962년에 문단에서 사라졌습니다. 그 이후에는 삼수군에 있는 농장에 살다가 1996년에 작고했다고 알려져 있어요.


마침내 그네가 그녀를 싣고 공중 높이 올라갔다.
허공에서 그녀는 와인잔 가득한 쟁반을 칼 끝에 얹은 채로 
그네의 발판 위로 부드럽게 올라섰다.
그러고는 몸을 어떻게 움직였는지 모르게, 발끝으로 발판에 거꾸로 매달렸다.

석은 그녀의 연기가 관중들로 인해 흐트러질까 조마조마했다.
정작 허공의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했다.
그네 위로 올라가 너무나 편안한 듯 드높은 허공을 유영해 나갔다.

칼 끝에 온 정신을 모으고 있는 이 순간 만큼은 
누구도 저 여자의 세계를 침범치 못하리라.
저 놀라운 연기의 순간만큼은 수령이나 체제가 아니라
그 어떤 위압적인 힘도 여자의 마음 속을 헤집어 놓을 수 없다. 
누구도, 그 무엇도 한 인간을 완전히, 끝까지 구속할 수는 없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 
 


작가 방민호 (1965.06.10. 충청남도 예산 ~ )
    - 등단 : 1994년 <창작과 비평> 제1회 신인 평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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