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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 - 조시현

2024-01-23

ⓒ Getty Images Bank
“나를 묻어줘.” 
그게 안나가 남긴 유언이었다.

인간의 몸이 썩지 않는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2047년의 일이었다.

썩지 않는 물고기나 새, 반려동물에 대한 보고는 꾸준히 있었지만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확연히 줄어든 탓에 
줄곧 예외적인 사태로만 여겨지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파리 인근의 매립지에서 방사능 피폭 수준의 심각한 토질오염이 발견되면서
최근 몇 년간 매장된 인간들이 조금도 썩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더 이상 사태를 외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죽은 인간의 몸을 이제 무엇으로 분류해야 하는가.


# 인터뷰. 전소영
이 작품의 제목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어스라는 발음을 지닌 영어 단어에 우리라는 뜻을 지닌 단어도 있고 지구라는 뜻을 지닌 단어도 있습니다. 즉 이 작품은 지구에 닥친 위기의 문제를 우리 모두가 함께 생각해야 된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비단 현재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뿐 아니라 미래의 사람들도 이제는 우리라고 생각을 하고 그들의 삶을 함께 책임지자는 뜻입니다.


“너에게 내가 쓰레기로 남는 건 싫어.” 

너는 쓰레기가 아니야,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왜 목소리가 나오는 않는 건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있잖아, 여리야. 나를 묻어줘.” 

안나가 이렇게 비상식적이고 이기적인 말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런 욕망이 어디서 나왔는지도 알 수 없었다.

“네가 나를 생각했으면 해.  잊지 않았으면.  찾아왔으면.  기억해 줬으면.” 



작가 조시현
    - 등단 : 2018년 [실천문학] 신인상 <동양식 정원> 당선
             2020년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차세대 예술가 8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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