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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몰려드는 'R의 공포'…비상 걸린 글로벌 경제

#이 주의 초점 l 2019-08-26

© YONHAP News

'R(Recession)의 공포'가 전 세계를 엄습하고 있다.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에서 불거진 'R의 공포'는 한국을 비롯한 주요 경제국에 경보음이 연이어 울리면서 전 세계가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동국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곽노성 교수와 비상걸린 글로벌 경제를 진단해본다. 


美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R의 공포’ 대두 

미국 현지 시간 14일 미국의 국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한 때 1.62%를 기록하며 2년물 금리와 역전됐다. 미국 국채의 벤치마크격인 10년물 금리가 단기물을 대표하는 2년물 금리를 밑돈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약 12년 만이었다. 

금리 역전현상은 하루에 불과했지만 금융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14일 미국의 다우지수는 3%대로 폭락하며 올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문제는 'R의 공포'가 경제 체력이 막강하기로 소문난 독일과 일본 등 주요국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獨·日·英…확산되는 ‘R의 공포’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인 독일은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올해 2분기 GDP가 전 분기보다 0.1% 줄었고, 3분기에도 감소가 예상된다. 유럽연합(EU)과 아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 가능성이 커진 영국의 2분기 GDP 또한 전 분기 대비 0.2% 줄어들며 6년여 만에 첫 감소를 기록했다. 

세계 3위의 경제국인 일본도 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의 7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6% 감소하며 8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역시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R의 공포'가 현실화될 경우, 그 타격은 다른 나라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R의 공포 현실화될 경우, 한국 큰 타격 

통상, 만기가 긴 장기 채권은 단기채보다 금리가 높다. 자금을 오래 빌려 쓰는 만큼 투자 위험이 높기 때문에 금리도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통례를 깨고,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다는 것은 경기 침체의 신호로 여겨진다. 1977년 이후 5번의 장단기 금리 역전 사례를 돌아보면 일정한 시차를 두고 경기 침체가 찾아왔다. 이번에도 경기 침체가 발생한다면 한국은 지금보다 더 빠르게 경기가 악화될 수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폭락하거나 통화량 축소로 물가가 떨어지면서 실물이 금융을 위축시키고, 금융이 다시 실물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경제 위축은 빗겨갈 수 없다고 판단한 주요국들은 경기 부양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R의 공포'에 주요국, 감세카드 꺼내든다 

각국 정부는 자국의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서 기준금리 인하 카드나 재정투입 등의 부양책을 꺼내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현지 시간 20일, 급여세와 자본소득세 등 다양한 감세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내년 11월 재선의 최대 걸림돌로 부상한 'R의 공포'를 막기 위한 조치는 아니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지만, 감세안이 현실화한다면 경기부양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물론 'R의 공포'는 우려로 그칠 수도 있다. 채권 금리의 장단기 역전 현상을 경기 침체의 지표로 삼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조짐이 심상치 않은 만큼 한국도 대응책이 필요하다. 


'R의 공포' 예전과는 다르지만 대비는 철저해야 

'R의 공포'는 한국 경제에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금리인하 등 선진국이 유동성을 확대하면 국내 금리인하 여지가 커지고, 경기 부양 효과가 기대되는 측면도 있지만 수출과 투자, 소비. 거시경제 전반의 여건이 더 악화하는 게 문제로 다양한 정책 수단을 검토해서, 필요할 경우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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