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내용 중 일부 -
잎싹은 마당을 바라보면서
수탉과 함께 밭에 나가는 모습이나 마당을 자유롭게 오가는
자신의 상상을 하곤 했습니다.
“한 가지 소망이 있었지.
알을 품어서 병아리의 탄생을 보는 것.
그걸 이루었어.
고달프게 살았지만 참 행복하기도 했어.
이제는 날아가고 싶어.
나도 초록머리처럼 훨훨,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
#인터뷰 : 김유진 아동문학평론가
자기 개체를 보존하고 번식하고 생명을 이어나가는 것이 모든 동물의 당연한 습성입니다. 잎싹과 족제비는 모두 자기가 키우는 새끼를 죽이는 걸 가장 두려워했어요. 물론 모성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보다 자기 주제를 탐색하고 존재에 따라 살아가는 점에 좀 더 주목을 하고 싶습니다. 잎싹은 마지막에 날고 싶어 합니다. 초록머리를 따라가고 싶어 해요. 잎싹은 자기 삶의 완성을 거기서 찾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 나를 잡아먹어라.
그래서 네 아기들 배를 채워라.”
잎싹은 눈을 감았다.
“나를 물었구나. 드디어......”
눈을 뜨자 눈부시게 파란 하늘이 보였다.
정신도 말끔하고 모든 게 아주 가붓했다.
크고 아름다운 날개로 바람을 가르며 잎싹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저수지와 눈보라 속의 들판, 그리고 족제비가 보였다.
비쩍 말라서 축 늘어진 암탉을 물고 사냥꾼 족제비가
힘겹게 걸어가고 있었다.
동화작가 황선미 (Hwang Sunmi) (1963~ , 충청남도 홍성)
: 1995년 중편 '마음에 심는 꽃’으로 데뷔
2000년 장편 ‘마당을 나온 암탉’ 초판 발행 후 29개국에 번역되어 출간
2011년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