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내용 중 일부 -
때 아닌 가족 여행에 관한 이야기.
남들 다 성묘하고 차례 치르고 식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나들이 가는 시절이니
외형만 보자면 이상하달 것도 없겠으나.
우리의 가족 여행은 사뭇 남달랐으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한시간 반.
우리는 아빠에게 간다. 뭐 빠지게 달려야 해.
#인터뷰 : 전소영 문학평론가
아버지가 있는 곳에 설사 무사히 도착 한다고 해도 가족들은 보상금을 사이에 두고 긴 싸움을 시작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돈에 얽힌 이런 싸움은 소설의 다른 부분에도 나와있지만 결국은 사람을 죽음이라는 파국으로 몰고 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지금 가족이 돈 때문에 달리고 있는 이 길이 결국 죽음으로 나가는 길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나 지금 신도에 있다. 모두들 이리 와라.
누구한테 보상금을 줄지 말해줄 테니.
안 오면 보상금은 모두 잊어야 할 거야
그 때 시간은 정확히 다섯시 사십분.
신도행 마지막 배가 떠나는 시간은 일곱시 십 분.
엄마의 정부인 대머리 운전기사는 액셀을 밟아대기 시작했고,
속도위반 측정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가족들 누구도 개의치 않았습니다.
길의 끝, 드디어 삼목선착장이다.
가족 모두를 태운 자동차가 길 끝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이제 차를 멈추고 배에 오르면 된다.
그런데. 차가 멈추지 않는다.
저 높이, 멀리서부터 비행기가 다가왔다.
그리고 배도 더 가까워진다.
비행기와 배, 그리고 우리를 태운 자동차가 삼각형 꼭짓점에서
서로를 향해 고속으로 질주한다.
세 개의 점이 한 곳에서 만나면 어떻게 될까.
일곱시 공칠분 공칠초
작가 김이은 (1973. 서울 출생)
: 데뷔-2002. 현대문학 ‘일리지로프의 가위’
작품-소설집 <마다가스카르 자살예방센터>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