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내용 중 일부 -
돌덩이의 크기는 미 대륙과 비슷하며
일정한 속도로 지구와 가까워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궤도와 속도를 유지한다면
대재앙까지 43일.
핵미사일로 그것을 폭파하는 작전을 곧 실행할 것이라는 뉴스와
제대로 폭파하지 못하고 덩어리 몇 개로 쪼개지기만 한다면
지구는 더 큰 위험에 처하고 말 것이라는 주장이 동시에 보도되었다.
어머니는 전화를 해서 이게 무슨 난리냐고 물었고
그녀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근데 그런 돌이 왜 갑자기 떨어진대?”
“아주 멀리에서부터 날아오고 있었대. 아주 오래전부터”
”그렇게 큰 돌이 어떻게 날아오나. 돌은 무거운데”
“그게....날아온다기보다는 돌은 그냥 자기 방향과 속도로 움직이는 건데.
우주는 무중력이고 아래 위가 없으니까”
“우주?”
엄마는 다시 침묵했다. 우주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네가 말하길 우주에 비하면 지구는 먼지보다도 작고
인간은 미세먼지 만큼도 아니라고. 너무 작아서 없는 거랑 똑같다고”
“응”
“근데 이해를 하면 또 이해가 안 되는 게 생긴다.
우선 우주한테는 네가 미세먼지인지 몰라도
나한테는 네가 미세먼지가 아니야. 나도 미세먼지가 아니다.
또 네 말처럼 우리가 아무리 미세먼지 같은 존재라고 해도
나는 우리가 사라지는 게 아쉽고 슬프다”
#인터뷰 : 문학평론가 전소영
주인공의 엄마가 주인공한테 우주한테는 우리가 미세먼지겠지만, 너는 나한테 미세먼지가 아니야. 이렇게 얘기를 할 때, 우리는 어떤 한 사람에게는 우주보다도 더 커질 수 있는 사람은 그런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생각하게 됩니다. 굉장히 뭉클한 경험이죠.
작가 최진영 (1981. 서울 출생)
: 데뷔-2006. 실천문학 등단
수상-2006, 실천문학 단편소설부문 신인상
2010. 제15회 한겨레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