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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딸과 어머니와 - 임순득

2019-11-19

ⓒ Getty Images Bank

- 방송내용 중 일부 -


“뭐 내 딸이 어디가 어쨌단 말인가.

일~ 잘 하겠다~ 요즘 세상에 어디가도 안 빠지지~” 

이렇게 어머니는 당신 딸에게 한하여서 자신만만하고

더욱이 지극히 소박한 진보적인 사상을 가져

일체의 인습도 뛰어넘게 되는 것이었다.

“얘야, 더러 혁명운동 한 사람들 중에는  늦게 초혼 자리도 있다더구나.

 혹 마음에 쏠리는 데라도 없니?”

어머니는 은근히 딸의 의향을 떠보며 재혼을 권하는 것이었다.



슬하에 자식도 없이 친정으로 돌아온 딸을 보면서

어머니는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젊은 나이에 혼자가 된 딸의 신세가 

여간 애처롭지 않았습니다.



“내가 수절하고 너희 오누이 길러낼 땐  버젓한 세상 보고파 그랬지,

 왜 어쩐다고 멀쩡한 자식 헌 짝을 맞춰줄까”

“어머니 말씀대로 하면 저도 쓰레기통 참례나 해야겠어요.

 연경이처럼 헌 것이긴 매일반 아니예요?”

 그럴 바에는 다신 절 보고도 재혼하라고 마세요” 

그제야 어머니의 긴 한숨이다.

“미친 것. 그럼 외도토리처럼 혼자 늙어죽을 텐가?”

거지반 입안에서 하는 소리다.

눈앞의 딸을 보니 진심인즉 헌 것이고 새 것이고 사람 추세할 것이 못되었다.

다만 하나, 마마자국처럼 

어머니의 낡은 생각 가운데

그런 기성관념이 의미없이 남아 있었을 따름이다.



 #인터뷰 . 8.15광복과 여성해방 (방민호)

이 소설은 여성의 자각문제를 그리고 있어요. 8.15해방을 여성해방의 문제로 연결지은 거예요. 그러니까 여성이 이혼을 했거나 아니면 남편이 세상을 떠났을 때 새로 재혼할 수 있냐, 그리고 재혼하는 여자를 결혼하지 않은 남자가 받아들일 수 있나.  또 시어머니가 되는 여자가 그런 여자를 처음 결혼하는 자기 아들의 아내로 맞아들일 수 있냐 하는 식의 의식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거죠. 그런 의미에서 여성의 계몽에 관련된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소명출판사




작가 임순득 (1915. 2.11~ )

: 여성문학평론가 

저서- <일요일> <대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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