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내용 중 일부 -
편지에 적힌 주소지를 찾느라 한참을 헤맸다.
그 낡은 아파트는 술래잡기를 하듯
건물 벽 사이의 좁은 공터에 뒤로 쑥 물러나 웅크리고 있었다.
문을 두드리자 안쪽에서 우당탕탕,
요란하게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가 울렸다.
잠시 후 문이 빼꼼히 벌어지며
쭈글쭈글한 얼굴 하나가 나타났다.
“빌 머레이씨?”
“예, 에브니저 스크루지씨”
지난 2012년.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서
전세계에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는데요.
최제훈의 <유령들>는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 속편같은 내용입니다.
#인터뷰 - 전소영 문학평론가
사실 빌 머레이 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작가가 재치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같은 이름을 가진 영화배우가 있죠. 그 배우가 나왔던 작품이 바로 유령을 잡는 이야기 고스트 바스터즈 라는 영화인데, 그래서 유령을 잡으러 빌 머레이가 스크루지영감한테 왔구나 라고 바로 생각을 바로 하게 되죠. 스크루지 영감이라는 인물. 그리고 빌 머레이라는 영화 속의 인물이 조우 하는 장면을 떠올리면 머릿속에서 이미지가 훨씬 상세하게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 같아요.
“ 비용은 30실링이라고 했죠?”
“36실링. 크리스마스라 20%의 할증이 붙는다고 분명히 알려드렸을텐데요, 스크루지씨”
“그게 이상하다는 거요.
크리스마스라면 어차피 일거리도 없을 텐데, 오히려 에누리를 해줘야 하는게 아니오.
얼토당토않은 할증 대신에”
“정 그러시다면, 다른 사람을 알아보시죠”
“제길~ 알았소. 오늘 밤 일만 제대로 처리해준다면 약속한 대금을 지불하리다”
작가 최제훈 (1973. 서울)
: 데뷔-2007. 단편소설 “퀴르발 남작의 섬”
수상-2011.제44회 한국일보 문학상 등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