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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제자 - 하근찬

2020-01-07

ⓒ Getty Images Bank

- 방송내용 중 일부 -


어느 날 오후.

글을 쓰다가 졸음이 와서 낮잠을 자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저... 거기가 소설가 강수하선생님 댁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강 선생님 계세요?” 

“전데요”  

“선생님, 옛날에 산리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셨지요?”  

“예” 

“홍연이라고 기억하세요?”

“뭐? 홍연이?”

나는 너무 뜻밖의 전화를 받아 좀 멍멍하고 가슴이 두근거릴 지경이었다.



하근찬의 <여제자>는

주인공인 소설가 강수하가 

30년전 초등학교 교사시절의 제자, 홍연의 전화를 받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홍연은 수하를 짝사랑했던 여제자였습니다.



오늘 선생님이 내 팔을 살짝 꼬집었다.

나는 너무나 뜻밖의 일에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졌고,

부끄러워서 어쩔 줄을 몰랐다.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면서 

나는 기분이 이상하고 또 이상했다.

선생님이 왜 내 팔을 꼬집었을까.

그게 무슨 뜻일까.

나는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인터뷰: 방민호 서울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

대개 사춘기가 도래하면서 첫사랑의 느낌이 생겨나는데, 그 첫사랑 이라는 것은 얼마나 설레고 또  얼마나 갈피를 잡기 어렵겠어요~ 작품의 선생님이라고 하지만 당시 사범학교 나온 선생님이라서 열여덟 살에 학교에 처음 부임하고 이제 홍연이라는 여학생도 나이가 벌써 열다섯 열여섯살이니 차이가 겨우 열여덟 살 대여섯 살밖에 차이가 안 난다는 말이에요. 그러니 매일 보고 또 만나야 하는 선생님과 이 여학생, 그 마음이 갈피를 잡기 어려울 수밖에 없죠. 그러니까 하루하루 첫사랑을 할때는 정말 그 상대방의 눈빛만 달라져도 금방 절망이 됐다가 또 맑게 개였다 하지 않습니까? 그런 심리의 표현이 이 작가의 소설에 잘 나타나 있는 것 같아요.




작가 하근찬 (1931.10.21. 경상북도 영천 ~2007.11.25.))

: 데뷔-1957.한국일보 <수난이대>

수상-1998, 보관문화훈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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