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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길 - 지하련

2020-03-03

ⓒ Getty Images Bank

- 방송내용 중 일부 -


3월 기획특집 <문학 속 여성이야기>

제 1편 지하련 <산 길>


생각하면 남편이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는,

이 거추장스러운 문제를 안고,

비록 하룻밤 동안이라고는 하지만

남편 앞에서 내색하지 않은 것이 되레 의심쩍을 일이기도 하나

한편 나로서는 또 제대로 여기에 대한

다소나마 마음의 준비 없이 뛰어들 수는 없었던 것이다.



<산길>은 1942년 “춘추”에 발표됐던 작품인데요.

봉건적 가부장제 안에서 여성이 부딪치는 현실의 벽과 고통,

그리고 여성의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다른 거 다 이겨도 그분을 사랑하는 것만은

 나한테 이기지 마세요.

 여기까지 지게 되면 나는 스스로 타락할 길밖에 도리가 없습니다”

 뭔지 훨씬 서글픈 어조로 연희가 말을 이었다.

“그 분은 누구보다도 자기 생활의 질서를

 소중히 아는 사람입니다.

 설사 당신보다 나를 더 훨씬 사랑하는 경우라도

 결코 현실에서 이것을 표현하지는 않을 겁니다”

결국 이 한 말을 하기 위해

연희는 순재를 불러낸 것인지도 몰랐다.

순재는 거의 지쳐 그대로 입을 다물고 말았으나

연희야말로 무서운 여자였다.

인생에 있어 이처럼 과감할 수가 없다.



# 인터뷰 2. 순재와 연희의 만남 (전소영) 

이 소설에서 순재하고 연희가 만나는 장면이 굉장히 의미심장하고 재밌죠. 순재와 연의는 둘 다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에 붙들려 있는 여성이긴 했어요.  그런데 이 둘이 만나서 한 남성을 두고 치정다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남성 때문에 생겨난 고독, 서로 각자가 가지고 있는 그 고독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 소설에서 부각되고 있는 감정 중 하나가 바로 고독인데 집안의 여성 순재든 혹은 가정바깥에 있는 연희든 가부장제가 그녀들에게 부여하는 고통은 마찬가지였다는 점 그리고 연적으로 만난 두 여성이 그것 때문에 고독한 연대를 이룰수 있다는 점, 이런 것을 소설이 보여줍니다.  




작가 지하련 (본명 이현욱(李現郁), 1912.7.11. 경상남도 거창 ~미상)

: 데뷔 - 1940. [문장]에 소설 <결별>로 등단 

수상- 조선문학가동맹 제1회 조선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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