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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자아이는 자라서 - 조남주

2020-03-31

ⓒ Getty Images Bank

- 방송내용 중 일부 -


3월 기획특집 <문학 속 여성이야기>

제5편 조남주 <여자아이는 자라서>



“내가 자기니까 말해주는 거야.

 은비라는 애, 하, 진짜 못쓰겠더라.

 자기 주하가 그런 애랑 어울리는 거 알고 있었어?”

“제가, 지금, 처음 듣는 얘기라서, 지금은 뭐라고 대답을 못할 것 같아요.

 일단 주하랑 얘기를 좀...”



현성이 엄마의 얘기는 현성이가 은비의 치마 아래를 촬영했고,

그 장면을 주하가 휴대폰으로 촬영했는데,

이 사건이 성추행으로 학폭위에 신고가 됐다는 겁니다.

그러니 주하가 이 상황에 대해 잘 좀 증언을 해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지금 현성이 과고 갈 수 있게 나한테 거짓말을 하라는 거야?” 

“아니, 엄마한테는 솔직하게 얘기해달라는 거야.”

“솔직히 말했잖아.

 현성이가 일부러 은비 치마 아래로 핸드폰을 들걸핏하면 여자애들 다리나 가슴쪽으로 카메라 뻗으면서 셀카모드로 해서 찰칵찰칵 소리내고 낄낄거린다고.

 나도 몇 번 당했어.  기분이 얼마나 더러운지 알아?”

“그래서 너희가 유인한거야?”

“엄마도 똑같네”

“아니! 엄마 똑같지 않아!

 너 엄마가 뭘 보고 배우면서 어떻게 자랐는지 몰라?

 엄마는 너만할 때부터 성교육 캠프 다니던 사람이야.”

“그랬겠지, 무려 20년전에.

 그리고 지금 엄마는 남자애들은 생각이 없다, 이해해줘야 한다,

 몰래 사진 찍고 찔낄거리는게 장난이다, 그러는 사람이 됐어.

 그런 한심한 소리나 하는 사람이 됐다고.

 그러니까 엄마, 업데이트 좀 해”


벌써 20년 전 일이구나.

20년동안 나한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작가 조남주 (1978.11. )

 : 수상 – 2011. 제17회 문학동네 소설상

 2016. 제2회 황산벌청년문학상 등

 대표작- 82년생 김지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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