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내용 중 일부 -
그녀의 병명은 폭식증이었다.
폭식증....
거식증이나 혹은 그 반대편에 있는 대식증이라는 단어는
내게 꽤 익숙한 것이었지만,
폭식증은 처음 듣는 것이었다.
폭식증을 말하자면,
거식증과 대식증의 요소를 모두 다 갖고 있는
더 슬프고 괴로운 병이었다.
류소영작가의 <개미, 내 가여운 개미>는 폭식증을 앓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신주연의 이야기입니다.
# 인터뷰 1. 전소영 문학평론가
미각이 인간이 지난 감각중에서도 가장 사회적인 감각으로 알려져있는데요 사실 식사라는 것은 상당히 사회적 행위죠 누군가와 친해지고자 할 때 밥 먹자 이렇게 얘기하는 경우도 많고 흔히 또 친밀한 관계를 의미하는 말로 식구라는 단어를 쓰는데 그것이 밥 먹는 사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도 먹는 일, 폭식증이라는 소재가 개인의 고독, 또 관계에서 비롯된 문제들과 결부되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짐작 가는 건 있을테죠”
“그래요. 어렸을 때부터 남들보다 조금 먹긴 했어요.
제가 언니랑 얼굴 생김만 많이 닮았지 체형은 완전 딴판이잖아요.
자신의 체형을 의식하게 되는 나이부터는
아마 의식적으로 조금 먹었을거예요.
조그맣게 보이고 싶어서요”
“조그많게 보이고 싶어서요?”
“ 언니랑 단짝처럼 친해서 어릴 적부터 늘 붙어 다녔었는데,
밖에 나가면 다들 그랬거든요.
둘 다 예쁜데, 둘째는 애가 너무 꺼꾸정하니 머슴애 같다구요”
그랬다. 그녀는 컸다.
키가 173센티쯤 되는 그녀는 우뚝했다.
작가 류소영 (1973. 부산 출생 )
: 데뷔-1994. <시와 시학> 겨울호에 시로 등단
수상-1997. <문학동네> 하계문예공모전 단편소설 [동그라미 그리려다]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