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천년만세 중 계면가락도드리 / 거문고 이세환 외
조선시대 궁중에는 ‘관현맹’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시각장애인을 악사로 채용한 것으로, 일종의 사회복지제도이다. 세종 때 박연은 관현맹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글을 임금에게 올렸는데 그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옛날의 제왕은 모두 장님을 악사로 삼아서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하는 임무를 맡겼으니,
그들은 눈이 없어도 소리를 살피기 때문이며,
또 세상에 버릴 사람이 없기 때문인 것입니다.
천년만세는 계면가락도드리, 양청도드리, 우조가락도드리의 세 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악 중에서는 비교적 빠르고 경쾌한 음악이다.
2. 심봉사 눈 뜨는 대목 / 소리 김율희
만좌맹인 눈 뜨는 대목 / 소리 조엘라
판소리 심청가에서는 심봉사가 황후가 된 심청이를 만나 눈을 뜬 후, 세상의 모든 맹인들이 다 같이 눈을 뜬다는 내용이 있다.
11월 4일은 박두성 선생이 1926년 한글 점자인 ‘훈맹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하는 점자의 날이다. 일본어 점자만 있던 시절에 우리 글로 읽고 쓸 수 있게 된 것은 당시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눈을 뜬 것 만큼이나 기쁜 일이 아니었을까.
3. 청춘가 / 소리 이희완
이희완 명창은 시각장애가 있어 뒤늦게 세상에 알려진 분으로, 꾸밈없이 진솔한 목소리로 부르는 경기민요 창부타령, 청춘가 등은 듣는 사람들 사이에 공감을 일으킨다.
청춘홍안(靑春紅顔)을 네 자랑 말아라
덧없는 세월에 백발이 되노라
여울에 바둑돌 부대껴 희고요
이내 몸 시달려 백발이 되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