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정인 / 노래 박애리, 김준수
18세기 후반, 조선의 대표적인 풍속화가 중 한 명인 신윤복의 작품 <월하정인(月下情人)>을 소재로 만든 음악이다.
신윤복의 월하정인은 깊은 밤, 어느 담모퉁이에서 만난 남녀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갓을 쓴 선비차림의 남자는 초롱불을 들고 이제 막 어디론가 떠나려는 참이고, 쓰개치마로 얼굴을 가린 여성은 말없이 그 뒤를 따르려는 참이다. 두 사람 옆에는 ‘“달빛도 침침한 한밤중에, 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만이 안다(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는 글이 적혀 있다.
노래는 판소리 춘향가 중 이별가의 한 대목을 인용한 ‘갈까부다 갈까부다’라는 노랫말로 시작해서, 두 사람의 애틋한 마음을 담아내고 있다.
새가 되어 바라보다 / 작곡 유준상, 해금 이미란, 대금 장영수 외
현대 수묵화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박대성 화백의 작품 ‘천지인’을 모티브로 만든 음악이다. 박대성 화백은 6ㆍ25살 때 부모님을 여의고 자신의 왼팔마저 잃었으며, 중학교만 간신히 마친 후 독학으로 그림을 익혔는데, 제도권 교육을 받지 않아서 오히려 독자적인 화풍을 이룰 수 있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의 작품 천지인은 금강산의 기암괴석과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빼곡하게 둘러서 있는 모습을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시각으로 묘사한 것인데,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동양철학 속 우주관을 담아내고 있다.
배우 유준상 씨는 2019년 박대성 화백의 작품을 소재로 국악기와 서양악기가 어우러진 11곡을 담은 음반을 발매했는데, ‘새가 되어 바라보다’도 그 중 하나이다.
밤의 소리 / 황병기
황병기 명인이 녹음실에서 본 <성재수간도(聲在樹間圖)>라는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다. ‘성재수간’이란, 소리가 나무 사이에 있다는 뜻으로, 성재수간도는 조선 말의 화가 안중식이 중국 송나라 때 구양수가 나무 사이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가을이 오는 소리라고 감탄한 이야기를 소재로 그린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