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날 아주 먼 옛날~
돌이라는 소년이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오늘 밭일은 네가 좀 거들어야겠다”
돌이는 마지못해 소 꼴 먹이러 가겠다고 했습니다.
밭일 보단 그게 훨씬 쉬워보였기 때문이죠.
돌이는 나무 그늘 밑에 앉아서 풀을 뜯는 소를 부러운 듯 쳐다봤습니다.
“넌 참 좋겠다. 일도 안하고, 실컷 먹기만 하고……”
그때 마침 지나던 할아버지가 돌이가 하는 얘기를 듣고
탈을 돌이에게 줬습니다.
“이거, 한번 써볼래?”
어머머 세상에나~
탈을 쓴 돌이가 소로 변한 겁니다.
할아버지는 소가 된 돌이를 어느 농부에게 팔았습니다.
“자, 오늘은 할 일이 아주 많구나. 어서 일하러 가자!”
“저는 소가 아니에요. 저 아래 사는 돌이라구요. 제발 절 집으로 보내주세요.”
돌이는 집에 보내달라고 소리쳤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농부에겐 음메~하는 소 울음소리만 들렸거든요.
소가 된 돌이는 잠시도 쉬지 못 하고 계속 일만 했습니다.
온 몸이 쑤셔서 잠을 못 이룰 정도였습니다.
돌이는 후회됐습니다.
“다시 인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땐 정말 부지런하게 일할텐데.
어머니께 효도도 하고”
새벽에 지친 몸을 이끌고 일하러 나가는데 멀리 무밭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때 탈을 줬던 할아버지 얘기가 생각났습니다.
“이 소는 무를 먹으면 큰 일 납니다. 절대로 무를 주면 안 됩니다.”
돌이는 있는 힘을 다해 무밭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곤 앞발로 밭을 헤치고 무를 하나 뽑아 망설임 없이 한 입 크게 베어 물었습니다.
다시 사람이 된 돌이는 어머니가 계신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돌이와 어머니는 한참을 부둥켜 안고 울었습니다.
그후로 돌이는 어머니도 잘 모셨구요.
게으름을 피우는 법이 없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