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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위 짠한 청춘의 표상…영화 ‘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

#연예뉴스 l 2020-08-10


대학 졸업도, 취업도 내 뜻대로 안 되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데서 오는 답답함. 어느새 이런 모습이 우리 시대 청춘의 표상 중 하나가 됐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영화 '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의 준근(이학주 분) 역시 다르지 않다.

꿈도 졸업도 미룬 채 대학교 5학년이 된 준근. 겨울 계절학기 수강 신청 클릭 전쟁에서 패하고 기숙사에서 쫓겨나 양양의 해변을 배회하다 얼떨결에 서핑 게스트하우스 '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에서 숙식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손님도 별로 없는 겨울 바다에서 생애 첫 서핑에 도전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준근의 몸은 도무지 보드 위에서 일어설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우연히 바닷가에서 '금수저' 서퍼와 시비가 붙어 홧김에 양양 바다를 걸고 한 달 뒤 서핑 대결을 벌이기로 한다. 준근을 위해 게스트하우스의 베테랑 서퍼 3인방 유나(박선영), 태우(신민재), 원종(신재훈)이 나선다.

현실의 벽에 부딪힌 청춘의 모습은 영화, 특히 독립영화의 단골 소재다. '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는 서핑을 소재로 가져와 이를 유쾌하게 그려냈다. 심요한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신인 감독의 재기가 느껴진다.

서핑은 준근과 같은 요즘 젊은이들의 상황을 은유한다. 파도를 거슬러 패들링을 해 바다로 나가 중심을 잡고 일어난 뒤 파도를 타고 다시 해변으로 돌아와야 한다. 패들링을 하는 것만으로도 체력 소모가 심한 데다 서프보드 위에서 일어나기는 절대 쉽지 않다. 멋지게 파도를 타는 것은 꿈 같은 일이다. 또 아무 파도나 탈 수도 없다. 알맞은 파도를 잘 골라 타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마음대로 파도를 탈 수 없는 준근의 모습은 마음속 어딘가 꿈은 있지만, 몸을 가누기 힘든 현실 속에서 계속 서프보드 밖으로 떨어지듯 좌절하는 청춘 그 자체다.

최근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짜증과 분노를 유발하는 악역 박인규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배우 이학주가 청춘의 얼굴을 연기했다. 그의 악역 연기를 기억한다면 순수한 준근이 어울릴까 싶지만, 뭐든 열심히 하지만 되는 일은 없고 조금 귀엽기도 한 준근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서핑을 몰라도 영화를 보는 데 지장은 없으나 서핑 전문 용어가 많이 등장해 다소 이해하기 힘든 장면들이 있다.

서른 살에 서핑에 입문했다는 심 감독은 서핑을 소재로 삼은 이유에 대해 "어딜 가나 30대 밑으로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20대 서퍼는 왜 없을까? 하고 궁금했었는데 '취업난이 심하다 보니 스펙을 쌓느라 여력이 없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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