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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소식

술과 함께하는 진솔하고 짜릿한 인생…영화 ‘어나더 라운드’

#연예뉴스 l 2022-01-11


코펜하겐의 한 고등학교 동료 교사이자 친구들인 마틴(마스 미켈센), 토미(토마스 보 라센), 피터(라르스 란데), 니콜라이(마그누스 밀랑).

네 친구는 의욕 없는 학생들을 상대하며 열정도 사라지고, 무료하고 피곤한 일상에 하루하루가 우울하기만 하다.

니콜라이의 40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인간에게 결핍된 0.05%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지하면 적당히 창의적이고 활발해진다’는 한 학자의 가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자신감을 잃고 방황하던 마틴이 먼저 실험에 들어간다. 학교 화장실에서 몰래 술 몇 모금을 들이키고 수업에 들어가니 목청부터 높아진다. 학생들이 외면하던 수업에서는 어느새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오고, 소원했던 아내와 아이들과의 관계도 회복되는 듯하다.

마틴의 변화를 본 나머지 세 친구가 합세한다. 근무 시간 중 술 한두 잔으로 혈중알코올농도 0.05%를 유지하되, 저녁 8시 이후와 주말엔 금주하면서 자신감 회복과 활기찬 삶을 가져올 수 있을지 입증하는 실험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지루한 교사, 따분한 아빠, 매력 없는 남편을 벗어나기 위한 이들의 실험은 유쾌하게 시작해 작은 성과를 얻기도 하지만, 점점 알코올 농도를 올리며 위험한 수준에 다다른다.

마스 미켈센이 주연한 ‘더 헌트’(2012)로 국내에 알려진 덴마크 감독 토마스 빈터베르의 영화 ‘어나더 라운드’는 술과 인생에 대한 찬가다.

덴마크는 고등학생들이 맥주를 박스째 들고 뛰며 술을 마시는 게임을 즐길 정도로 음주에 너그럽다. 너도나도 경쟁하듯 즐기는 음주 문화 속에서 온갖 종류의 술이 넘쳐나니 애주가를 자처하는 술꾼들의 눈이 번쩍 뜨일 만하지만, 영화는 정신이 번쩍 들 경고로 이어진다.

권태로운 중년 남자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한 발버둥처럼 시작한 실험은 진지해서 안쓰럽고 귀엽지만, 정도를 넘어선 실험의 결과는 예상 가능한 대로다.

침대에서 소변을 보는 ‘애’가 되고, 계단을 네 발로 오르는 ‘개’가 돼 버린 가장, 학교에서 잔뜩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져 코피를 흘리는 교사를 바라보는 가족과 동료들의 눈에는 혐오와 두려움이 담긴다.

폭풍을 겪고 돌아온 네 친구는 졸업생들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다시 즐겁게 술을 마시며 춤을 춘다.

아름다운 뮤지컬의 하이라이트 같은 이 마지막 장면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과 인생을 긍정하고자 하는 영화의 메시지가 녹아있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를 사는 인생과 그 인생에 한 방울의 활력을 더해주는 술에 대한 진솔한 애정이다.

빈터베르 감독은 각본 집필 과정에서부터 영감을 주고, 마틴의 딸로 출연까지 할 예정이었던 딸 아이다가 촬영 초반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비극을 겪었다. 그는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와 수상 소감에서 딸에게 영화를 바친다고 밝혔다.

지난해 영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과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았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할리우드 리메이크를 확정해 제작과 주연을 맡을 예정이다. 1월 19일 개봉. 116분. 15세 이상 관람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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