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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른이 된 두 소녀…최은영 소설 원작 애니 ‘그 여름’

#연예뉴스 l 2023-06-05

그렇게 어른이 된 두 소녀…최은영 소설 원작 애니 ‘그 여름’


"야 거기, 공! 공!"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학교 운동장을 걷는 이경의 얼굴로 축구공이 날아와 꽂힌다. 코피가 터지고 안경은 부서진다. 공을 찬 수이는 그에게 달려와 괜찮냐고 묻는다. 그 순간 갑작스레 날아든 축구공처럼 열여덟 두 소녀에게 첫사랑이 와락 찾아온다.

수이는 매일 같이 이경의 반으로 가 그에게 딸기우유를 건넨다. 미안함 때문인지 관심 때문인지 이경은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수이를 향한 자신의 감정도 알 듯 말 듯 하다. "여자를 좋아하는 여자에 대해 들어보기만 한" 이경에게 수이의 존재는 물음표다.

얼마간 보이지 않던 수이는 이경에게 다가와 데이트 아닌 데이트 신청을 한다. 두 사람은 분식집에서 라면과 김밥을 잔뜩 먹고 개울가에서 더위를 식힌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슬쩍슬쩍 스치던 서로의 손을 둘은 맞잡는다.

애니메이션 '그 여름'은 첫사랑을 겪으며 어른이 되어가는 두 소녀의 성장기를 그린 영화다. 한여름 열기로 시작했다가 한겨울 냉기처럼 식어가는 사랑의 경로와 두 사람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소설가 최은영의 2017년 젊은작가상 수상작이자 이듬해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집 '내게 무해한 사람'에 실린 동명의 단편이 원작이다.

이경과 수이는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만 빼면 모든 게 다르다.

이경은 학교에서 자신들의 사이가 소문날까 노심초사하는 수이를 이해할 수 없고, 수이는 그런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경을 이해할 수 없다. 이경은 공부를 하고 수이는 축구를 한다. 졸업 후 이경은 대학교 경제학과에 진학하고 수이는 축구를 그만두고 사회에 뛰어든다.

이들의 미래 역시 다를 게 뻔하지만, 두 사람은 함께 상경해 같은 공간에서 산다. 한 침대에서 잠들고 일상을 공유하며 사랑은 더 커진다. 서로가 없는 삶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커지는 사랑과는 반대로 연애 감정은 닳아간다. 마침 이경에게 새로운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이경은 애인이자 친구이며 가족인 수이에게 이별을 고해야 한다.

특별할 게 없는 스토리지만 이경과 수이의 이야기에 공감이 가는 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멋모르고 시작한 사랑은 누구 하나 잘못하지 않았음에도 끝이 난다. 그래서 이경에게 수이는 내내 아릿한 추억이다. 20년이 흐른 뒤에도 그와 뒷모습이 닮은 사람을 보고 가슴이 철렁한다. 하지만 담담하게 이경과 얽힌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수이는 어른이 된다.

소설에 나오는 몇몇 문구는 영화에 차용했다. 이경의 일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영화에서는 그의 내레이션으로 소설 속 명대사를 들을 수 있다. 선우정아의 '도망가자', 김뜻똘의 '아참,' 등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과 따뜻한 그림체가 절절한 분위기를 더한다.

7일 개봉. 61분. 12세 관람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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