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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2007년 특별법 제정된 겨레말 큰사전 ②

2018-10-25

한반도 리포트

ⓒ KBS News

겨레말큰사전 남측편찬위원회는 요즘, 제26차 ‘겨레말 큰사전’ 편찬회의 개최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10·4선언 11주년 기념 남북 공동행사 참석차 평양을 방문한 겨레말큰사전 남측편찬위원회은 북측 편찬위원회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추진 방안을 전했다. 

우리말의 이질성을 해소하기 위해 남북이 공동으로 만드는 국어사전, ‘겨레말 큰사전’의 편찬 작업의 진행 과정을 따라가 본다. 


남북 언어, 일상어 34%‧전문어 64% 달라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에 따르면 남북한의 일상어는 34%가 서로 다르고, 학술용어 등 전문어는 64%가 다르다. 이 같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기 위해서 남북의 편찬위원들은 2005년부터 남측의 ‘표준국어대사전’과 북측의 ‘조선말대사전’을 모체로 양측의 어휘를 종합, 정리하고 있다. 남북의 편찬위원들이 분량을 나눠서 각각, 원고를 1차로 집필하고 1년에 네 차례, 남북이 함께 만나서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사전을 만드는 것이다. 


남북의 언어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마련된 ‘겨레말 큰사전’

2006년 3월, 북경에서 열린 제5차 공동편찬위원회 때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겨레말 큰사전’ 편찬 회의는 매번 열띤 토론이 이어진다. 남북의 언어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 남과 북이 최초로 공동 편찬하는 ‘겨레말 큰사전’은 ‘표준국어대사전’과 ‘조선말대사전’에서 23만여 개 어휘를 선별하고, 남북 및 해외에서 발굴한 새 어휘 10만 여 개를 더해서 수록할 예정이다. 이 많은 어휘를 통합하기 위해서 남북의 편찬위원들은 편찬회의가 열릴 때마다 2만 5천여 개의 단어를 검토하고, 이 중 어떤 단어를 올리고, 올리지 않을지를 결정한다. 남북에서 사용되는 방대한 어휘를 일일이 확인하고, 두음법칙, 사이시옷, 외래어 표기 등에 대한 단일 어문규범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겨레말 큰사전’ 편찬 회의는 보통, 일주일 일정으로 열립니다. 토론해야 할 단어의 양이 방대하다보니, 회의는 하루 종일 진행된다. 물론 효과적인 토론을 위해서 남북의 편찬위원들은 회의를 갖기 전에 서류를 먼저 주고 받고, 회의에서 논의할 내용을 결정한다. 각각의 편찬위원회가 작업한 원고를 보내면 삭제하거나 추가할 부분을 표시해서 다시 보내고, 이를 토대로 합의가 필요한 부분을 만나서 이야기하는데, 분단으로 상처 입은 남북의 언어를 치유하는 일은 어려운 작업이다. 


남북의 언어를 넘어,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

‘겨레말 큰사전’은 남북의 언어만 아우르는 것이 아닙니다. 남북이 하나의 의제를 가지고 매년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는 사업이다. 실제로 2005년 2월, 금강산에서 열린 1차 회의를 시작으로 2015년 12월 중국 다롄에서 열린 제25차 공동편찬위원회 회의까지 25번을 만난 남북 편찬위원들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할 만큼 신뢰를 쌓았다. 편찬 작업에도 큰 진전이 있었다. 선별된 올림말 중 12만 5천여 개 단어를 집필했고 사전의 배열상 차이를 보이고 있는 자음과 모음의 배열순서와 겹자음의 배열 위치 또한 한발 씩 양보해서 합의점을 찾았다. 


북한 핵 실험으로 남북 공동 사업은 중단.. 위기에도 불구하고 집필 작업은 진행중 

작업이 순조로울 경우 ‘겨레말 큰사전’은 2019년 4월 완성될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로 2016년, 남북 공동 사업이 중단됐다. 위기에도 불구하고 겨레말큰사전 남측편찬위원회는 남북이 합의한 표제어를 대상으로 교정 작업을 실시하는 등 자체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겨레말 큰사전’은 78%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 민족 공동체의 기반인 말과 글을 오롯이 아우를 수 있도록 올해 안에 26차 편찬회의가 열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언어의 차이를 알면 생각의 차이를 좁힐 수 있다. 지속적인 편찬회의를 통해서 남북이 함께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준 ‘겨레말 큰사전’. 2018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기지개 켜고 있는 이 사업이 하루 속히 재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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