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경기가 어려울 때 재정지출을 확대해 경기를 보강하고 경제에 힘을 불어넣는 것은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제관계장관회의
이날 회의는 IMF의 세계와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등 경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됐다.
문 대통령이 경제관련 장관들을 모두 불러 모아 회의를 직접 주재한 것은 올해 들어서는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청와대에서 취임 후 첫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바 있다.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무역갈등 심화와 세계 제조업 경기의 급격한 위축으로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성장 둔화를 겪는 상황”이라고 세계 경제를 진단했다. 이에 따라 지금은 “경제·민생에 힘을 모을 때”라고 전제하고, “무엇보다 민간 활력이 높아져야 경제가 힘을 낼 수 있다”면서 민간 투자 확대로 경제 활력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세계적인 경기하강 국면에서 민간 투자 확대로 인한 경기 활력 제고가 중요하며, 정부의 과감한 재정지출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기존 인식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IMF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과 기준금리 인하
실제 한국 경제 성장 전망은 더 어두워졌다.
IMF는 15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올해 글로벌 성장 전망을 지난 4월의 3.3%에서 3.0%로 하향 조정하면서 한국의 전망치는 2.6%에서 2.0%로 0.6%포인트 낮춰 잡았다.
IMF뿐만 아니라 다수 국제 경제 전망기관들은 이미 올해 한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1.9% 등 2.0% 아래로 내려잡고 있다.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은 세계와 주요 선전국 성장률 전망치가 내려가는 것과 함께 이뤄지는 것으로 한국만 유달리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진의 골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에 일본의 무역 보복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출은 10개월째 감소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도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이같은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한은은 16일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0.25%p 인하했다.
의미와 전망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직접 주재한 것은 세계 경기 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 경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란 해석이다.
그러나 대내외 변수가 좋지 않고, 워낙 불확실성이 커 한국 경제가 언제 정상 궤도에 올라설지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금리 인하도 과도한 가계 부채 부담 완화나 투자·소비 심리 개선에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투자와 고용 부진이 고금리 때문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오히려 이번 금리 인하로 통화정책 여력이 그만큼 줄어들어 재정과 정책의 역할이 그만큼 더 중요해졌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