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바른 우리말입니다.
우리 속담에 ‘철이 가면 일이 절로 끝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일은 다 시간적으로 제약을 받으며, 어떤 것은 일정한 시간이 흘러야 스스로 끝을 본다는 뜻입니다.
이 속담에 나오는 ‘철’이라는 말은 몇 가지 뜻이 있는데요, ‘계절(季節)’이라는 뜻으로 쓰면 ‘철에 따라 피는 꽃’이라든지 ‘철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해 가운데 사람이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일이 일어나는 일정한 때’라는 뜻이 있습니다. 이때는 ‘절기(節氣)’를 뜻하는 ‘절(節)’에서 온 말로, ‘모내기 철’이라든지 ‘이사 철’ 또는 ‘장마철’ 등과 같이 쓸 수 있지요.
‘철’이란 말은 ‘계절’과 비슷한 뜻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서로 대체해서 쓸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절’은 일 년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넷으로 구분한 시간적인 단위를 뜻하는 반면에 ‘철’은 순수하게 시간적인 단위로 계절을 가리키지 못합니다. 따라서 ‘일 년은 네 계절이다.’는 가능하지만 ‘일 년은 네 철이다.’는 부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또 ‘철’은 어떤 일과 관련된 특별한 때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계절’은 그렇지 않아서 ‘농사철’이나 ‘철 이른 단풍’이라고는 하지만 ‘농사 계절’이나 ‘계절 이른 단풍’이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아나운서 이영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