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동사에 ‘들추다’와 ‘들치다’가 있습니다. 이 두 동사는 형태와 발음이 비슷하다 보니 사용할 때 혼동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음식을 만들 때 만드는 방법을 잘 몰라서 요리책을 이리저리 찾아가면서 음식을 만드는 것은 ‘들추다’와 ‘들치다’ 중에서 어느 것을 써야 할까요?
네, 이 경우에는 무엇을 찾으려고 자꾸 뒤진다는 뜻이기 때문에 ‘들추다’가 맞습니다. 다시 말해서 ‘요리책을 들춰 가며 음식을 만든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지요. 그 외에도 ‘들추다’는 속이 드러나게 들어 올린다는 뜻으로 쓰일 수 있어서 ‘돌을 들춰서 가재를 잡았다.’와 같이 말할 수 있지요.
또 ‘남의 결점을 들추다’, ‘남의 사생활을 들추다’에서처럼 숨은 일이나 지난 일 또는 잊은 일 같은 것을 끄집어내어 드러나게 한다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반면에 ‘들치다’는 물건의 한쪽 머리를 쳐드는 것을 뜻하므로 ‘천막을 들치고 안으로 들어온다.’와 같이 말할 수 있겠습니다. 또 짓궂은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의 치마를 들어 올리는 장난을 할 때가 있는데, 이때도 ‘치마를 들치다’가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