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거나 말을 하다 보면 다른 곳에서 나온 적이 있는 내용을 가져다 쓰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인용’과 ‘원용’이란 말을 쓸 수 있는데, 이 표현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인용(引用)’은 남의 말이나 글을 자신의 말이나 글 속에 그대로 갖다 넣어 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그의 논문은 수많은 논저에서 인용된다.’, ‘우리 교장 선생님은 말씀 중에 속담을 자주 인용하신다.’와 같이 쓸 수 있지요.
반면에 ‘원용(援用)’은 자기의 주장이나 학설을 세우기 위해서 문헌이나 관례 같은 것을 끌어다 쓰거나, 법률상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어떤 특정한 사실을 다른 데서 끌어다가 주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서 ‘작가는 대장장이 신화를 원용해 우리에게 노동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 또는 ‘피고 측 변호사는 항변을 위해 미국 연방 저작권법의 법리를 원용하였다.’처럼 쓰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인용’은 말이나 글을 그대로 베껴 쓰는 것이고, ‘원용’은 문헌이나 관례를 끌어다 자신을 위해서 활용하는 것입니다. ‘인용’이든 ‘원용’이든 그 상황에 맞도록 적절하게 사용하기만 한다면 문제 될 것은 없겠지만, 자신의 생각을 독창적으로 정립해 나가는 작업이 더 의미가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