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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는 때 이른 폭염으로 외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조리 기구를 사용해서 집 안에서 요리를 하는 대신, 시원한 식당에서 외식을 하거나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집에서 간편하게 먹는 주문 음식이 인기다. 

북한도 외식이 잦아지면서 외식 문화가 발달하고 있다. 북한의 외식 문화를 강미진 데일리NK 북한팀장과 알아본다. 

1990년 대 초반까지 외식이란 개념 거의 없어...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북한에는 외식이란 개념은 거의 없고, 식당은 객지에 나온 사람들이 밥을 먹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여성이 외식을 좋아하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외식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처럼 명절로 지정된 날, 혹은 가족의 생일에 한 번씩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식당 이용은 어렵지 않았다. 과거 북한은 식량 200g을 의미하는‘양표’와 북한 돈 1원 정도만 있으면 누구나, 어떤 식당에서도 밥을 사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시작된 경제난으로 개인이 먹고 살기 위해서 장마당에서 음식을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북한에도 자연스럽게 외식 개념이 생겨났고 유명 식당도 늘고 있다. 

북한에는 길거리 음식, 장마당 음식점, 국가가 운영하는 ‘국영 식당’이 있다. 예를 들어 한반도 최북단에 위치해서 겨울이 긴 양강도는 언 감자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음식문화를 발전시켰는데, 북한은 각 지역의 고유 음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국가 차원에서 ‘국영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유명한 ‘국영 식당’은 옥류관이다. 

가장 유명한 국영 식당인 ‘옥류관’ 

지난 해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 당시, 옥류관의 평양냉면이 등장했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냉면을 가져왔다”고 말할 만큼 옥류관 냉면은 북한이 자랑하고 싶은 맛이다. 실제로 옥류관에는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설 만큼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 그러다보니 암표도 등장해서 일반 북한 주민들이 가기에는 가격 부담이 있다. 

반면 장마당 음식점과 길거리 음식은 한국의 시장에 해당하는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사람, 일반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어서 가격도 저렴하고 메뉴도 국수, 떡, 순대, 두부밥, 술 안주 등 다양하다. 식당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북한에도 음식 배달 서비스가 도입됐다. 

식당이 늘면서 음식 배달 서비스 도입

북한에 음식 배달 서비스가 생긴 배경에는 휴대전화 사용이 있다.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 6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북한 주민들은 식량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장사에 나섰고, 장사를 하려면 휴대전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휴대전화 가입률은 빠르게 늘고 있다. 

휴대전화가 보편화되면서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면 상인들은 음식을 만들어서 배달을 한다. 과거 북한은 평양에도 식당이 몇 곳 없었지만 지금은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도 등장하고, 장사로 돈을 번 계층을 위한 고급 식당들도 생겨나면서 음식점도 ‘배달’이라는 서비스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고객 확보 차원에서 음식 배달을 하는 곳이 늘면서 예전에는 집에 손님이 오면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서 대접하던 주민들도 전화로 주문해서 먹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잘 사는 집에서는 결혼 같은 대사를 치를 때, 잘 만드는 식당에 주문해서 음식을 마련한다. 이 같은 배달 문화 확산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을 하는 사례까지 낳고 있다. 

배달앱 ‘옥류’ 등장

2015년 재일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옥류’라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소개하면서 이 앱에 가입하면 각종 요리를 주문하는 것은 물론이고 옥류관의 대표 메뉴인 평양냉면도 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배달 앱은 극히 일부 식당에서만 가능하다. 외식도 평양을 중심으로 발달한 것이지 북한 전역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수요와 공급에 기초한 시장방식 도입은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방식까지 생겨날 만큼 북한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