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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이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제안하면서 되살아난 북미 대화

2019-09-12

한반도 리포트

© YONHAP News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어제 오후 담화를 내고 북미 실무협상 재개 의사를 밝혔습니다.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논의해 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는 겁니다.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과 실무협상을 다시 시작할 뜻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미국 현지 시간 9일, 트럼프(Trump) 대통령이 “만남은 언제나 좋은 것”이라고 화답하면서 멈춰져 있던 비핵화 실무협상 시계가 다시 가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입니다.

  

<신범철. 남> 일단 대화 재개 자체는 조속히 갖는 방향으로 방향을 정한 것 같아요. 북한의 입장이 전환됐다 그렇게 보기는 좀 이른 것 같구요. 다만 국제사회에서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이 부담이 된 것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실무협상에 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변한 것이 없죠. 미국이 새로운 셈법을 가지고 와야 한다는 것인데 그것이 결국은 단계적 비핵화를 수용하고 거기에 제재완화까지 포함시켜라 하는 북한의 기존 주장이라는 점에서는 새로운 제안은 아니라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또 실무협상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9일 밤 11시 30분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로 이달 하순, 협상을 재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단, 북한은 미국 측에 자신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나오라고 촉구했습니다.

단서를 달긴 했지만 대화 의사를 밝힌 것 자체는 고무적입니다. 지난 6월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했지만 지금까지 미뤄져온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의 시간표가 가시권 안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선희 부상의 실무협상 재개 제의는 미국의 대북 협상라인이 대화를 촉구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신범철. 남>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먼저 미국의 압박이 거세요. 그래서 지난주에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만약에 북한이 비핵화대화에 임하지 않으면 한국과 일본이 핵무장을 할 수도 있다는 언급을 간접적으로 시사했거든요. 그런 것들이 중국에 대한 압력으로 전해졌을 수도 있고 북한도 대화 자체를 거부해서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구요. 다른 한편으로는 결국 북한도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대화가 필요하다는 상황을 인식할 수도 있다고 봐요. 그것은 무엇이냐. 최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평양을 방문했는데 북중 관계 개선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화에 좀 임해야 된다는 메시지가 중국으로부터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여러 여건을 고려했을 때 북한도 대화를 임해야 겠다는 그런 필요성은 인식했을 수도 있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실무적으로 총괄해 온 스티븐 비건(Stephen Biegun)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현지 시간 6일, ‘한·일 핵무장론’을 언급했습니다.

한·일 핵무장 자체를 금기시하는 미국에서 현직 관리가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으로 비건 대표의 발언은 북한의 거부로 핵 협상이 실패할 경우, 한·일 핵무장으로 갈 수도 있다는 북한판 ‘최악의 시나리오’를 거론한 압박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이틀 후인 8일(현지 시간 기준), 폼페이오(Pompeo) 미국 국무장관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최근 미국의 북한에 대한 손짓,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다시 나오라는 전방위적인 압박과 북한 내부의 판단이 대화 재개 제의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0일,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도 북미 협상을 고려한 무력시위로 풀이됩니다.

 

<신범철. 남> 결국 같이 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330km를 날아갔기 때문에 단거리 미사일로 보이기 때문에 미국을 직접 자극하는 것은 아니라고 봐야 겠죠. 다만 북한이 최선희 부상의 대화 메시지와 함께 이렇게 미사일을 발사한다는 것은 북한이 요구하는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다시 말해서 미국이 새로운 셈법을 가져오지 않고 기존의 입장을 유지한다면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이고 합의가 결렬된 최종 상태에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거라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고 있다. 이렇게 평가합니다. 


지난 10일 오전 6시 53분과 7시 12분,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는 330㎞.

최선희 부상이 담화를 발표한 이후,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협상 조건. 즉, 지난 4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밝힌 새로운 계산법을 재차, 미국에 요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 북한은 대화와 도발, 두 가지 카드를 병행하면서 북한이 요구한 새로운 셈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신범철. 남>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새로운 셈법이라는 것은 하노이 결렬 이후의 북한의 입장이거든요. 하노이 결렬의 내용을 보면 미국은 비핵화의 전반적인 것을 원한 거죠. 단지 영변뿐만 아니라 영변이외 시설이라든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물질과 핵무기의 처리 이런 것까지 포괄적 합의를 추구하는 거고 그리고 그런 것을 확인을 하면서 제재를 완화를 하겠다는 접근이었어요. 그런데 북한은 그렇게 하지 못 하겠다는 것이고 기본적으로 단계적 해법이라는 것이죠. 북한의 핵능력을 하나씩 하나씩 따로 떼어내서 협상하겠다는 것이구요 그리고 미국은 그런 협상을 할 때 제재완화를 포함시켜주지 않고 다른 문제, 관계 개선이라든가 평화 체제, 인도적 지원만을 논의하려고 하는데 그 각각의 단계에 제재완화까지 포함시켜라 하는 것이 북한이 이야기하고 있는 새로운 셈법이라고 하는 거죠.


북한과 미국이 가장 크게 이견을 드러내 온 대목은 비핵화에 접근하는 방식입니다.

미국은 비핵화의 포괄적 합의를 원하고,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출발점 삼아서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이뤄나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따라서 북한이 말하는 새로운 셈법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시작점으로 삼으면서 비핵화 상응조치로 체제 안전보장과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는 북한에 유리한 일방적인 조치로 북한이 제안한 9월 하순 북미 실무협상 재개는 접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신범철. 남> 일단 9월 말에 협상이 재개될 것 같기는 해요. 그렇지만 양측의 입장이 나오는 걸로 봐서 아직 접점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상당 기간 소위 밀고 당기기를 하면서 (서로에게) 보다 유리한 협상을 할 것 같구요. 협상의 핵심 시기는 11월이나 12월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그 때 가야 트럼프 행정부도 대선이 본격화되면서 부담을 더 느낄 것이고 자신들이 내놓을 수 있는 최대치를 내놓겠죠. 그 최대치를 북한이 받아들일 것인가 안 받아들일 것인가에 따라서 내년이 비핵화협상의 진전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대결로 갈 것인가 하는 것이 결정된다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협상은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가능하다면 북한이 국제 사회를 신뢰하고 실질적인 비핵화조치를 약속하면서 필요한 보상을 받아내는 쪽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지난 6월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약속했지만 지연됐던 북미 대화의 불씨는 되살아났습니다. 관건은 북미 양측이 기존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 물러날 수 있느냐로 비핵화 협상은 9월 하순으로 예상되는 북미 실무협상을 기점으로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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