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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15일 평양에서 열린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전, 남북 대결

2019-10-17

한반도 리포트

© KFA

(남 앵커) 오늘(15일) 북한 평양에서 남북 축구대결이 열렸습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상 초유의 경기였습니다. 관중이 한명도 없었고 경기가 어떻게 진해되는지 알 수 없었고 다만 간헐적으로 정보만 전해졌습니다. 경기는 0대 0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2022년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남북 경기가 열렸습니다. 사상 최초로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예선 평양 원정에 나선 경기에서 한국은 북한과 0 대 0 무승부를 거뒀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한국 기자단의 취재와 생중계, 응원단 파견을 거부하면서 기대했던 남북 관계 개선의 계기는 마련되지 못 했습니다.

아주대학교 통일연구소, 정대진 교수입니다.

  

<정대진. 남> 이게 남북간의 친선경기였으면 더 좋았을 텐데 지금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있어서 따로 친선경기를 가질 상황은 아닌 것같구요. 그래도 어쨌든 월드컵이라고 하는 국제 대회 예선전 북한이 끝까지 좀 속을 좀 태운 면이 있는데 (평양 개최 여부에 관해서) 답을 안 주고 해서 국제 대회에 예선전의 일환으로 남북이 접촉을 했다는 점에서 지금 국면에서 굉장히 의의가 있구요. 예전에 1990년 10월 그 때 이제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남북통일축구가 열렸는데 그 때 이후 29년 만에 우리 남자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을 빌어서 공식 경기를 이번에 평양에서 치른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보입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평양에서 경기를 치른 건 1990년 10월, 친선경기로 열린 남북 통일축구 이후 29년 만입니다. 더구나 평양에서 월드컵 예선 남북대결이 열리는 건 처음으로 지난 15일, 남북 대결의 의미는 각별했습니다.

하지만 평양 원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당초 북한은 8월 2일, 아시아축구연맹에 평양에서 경기를 열겠다는 뜻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이후 정확한 일정과 관련된 답을 주지 않다가 지난달 24일에야 경기 진행이 확정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평양 원정은 성사됐지만 북한의 비협조와 답답함은 이어졌습니다.


<정대진. 남> 굉장히 좀 이색적이고 특이한 일이죠 그리고 가슴 아프고 답답한 일인데 북한에서 국제 대회에서의 월드컵의 정해진 예선경기는 치르긴 치러야 겠고 지금 경색된 남북 관계 그리고 앞으로 지금 개방에서 아직은 좀 조심스러워하고 있는 모습들이 지금 혼재돼서 지금 이상한 결과가 좀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국 대표팀 선수 및 관계자들의) 휴대폰도 이제 (국제사회) 제재의 대상국가로 반입이 안 됩니다. 그래서 휴대폰이나 의료품목이나 그런 것들도 반입을 할 때는 유엔 제재위원회 면제승인을 받아야 되는데 어 이번 방북할 때 여러 가지 규제가 심했던 것같습니다. 특히 시간이 좀 짧았지 않습니까? 평양에서 열린다는 것이 열리는지 안 열리는지 모르고 있다가 선수단도 좀 급하게 떠나게 된 것인데 재제 하에서는 이렇게 일반적인 스포츠 교류, 문화 교류도 안 된다. 힘들다고 하는 것을 이번에 좀 여실히 느낀 바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평양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단 휴대폰은 가져갈 수 없었습니다. 북한은 유엔의 제재 대상 국가라 반입 물품 등에 대한 검사가 엄격하기 때문입니다.

경기 또한 한국의 취재진과 응원단없이 진행됐습니다. 대한축구협회를 중심으로 유관 부처들이 북측에 한국 팀의 편의 보장을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북한은 끝내 답변을 주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이번 경기는 관중이 없는 무관중으로 진행됐습니다. 

  

<정대진. 남> 남북관계가 경색이 되어있고 우리에게 오지랖넓은 중재자 행세하지 말라. 이렇게 하면서 계속 우리하고는 대화를 하지 않고 있는데 갑자기 남측의 축구 대표단이 와서 경기를 벌이는 것을 인민들한테 설명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심이 좀 깊었을 것입니다. 북한 당국도 고심이 깊었을 것이고 그래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 대회를 무조건 취소하는 것도 너무 일방적이고 지금 북미대화는 개방과 개혁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 별로 좋은 신호는 아닌 것이고 그렇다고 남측 대표단을 버젓이 데려다가 경기를 벌이는 것을 공개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관중이 없는 경기라고 하는 굉장히 좀 이색적이죠. 국제 대표팀 경기를 하는데 관중이 없다. 연습경기도 아니고 관중이 없는 경기를 하는 그런 결정을 좀 내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당초 북한측은 4만 관중이 경기장에 올 것이라고 알렸지만, 일반 관중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중계 문제 또한 수차례 논의했지만 생중계는 무산됐습니다. 남북전 경기 상황은 평양에 가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 경기감독관을 통해 전달됐습니다.

감독관이 AFC 본부에 주요 정보를 휴대전화 메신저를 통해 보내면, 그것을 전해들은 대한축구협회가 SNS에 올리고 취재진에게도 알린 것입니다.

경기 영상도 한국 대표팀이 평양을 출발하기 직전 북측으로부터 DVD로 건네받았습니다.

이를 두고 영국 BBC는 “남북전은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더비”라고 평가했는데요. 생중계도, 응원단도, 취재진도, 관객도 불허한 북한. 그 배경엔 경색된 남북 관계가 있습니다.

  

<정대진. 남> 지금 북미대화가 성숙되기 전까지는 남측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죠. 작년에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5조 2항에 영변에 비핵화같은 추가 조치를 취한다라는 것을 우리한테 약속을 해주고 그리고 영변 비핵화 카드를 가지고 우리도 북미대화 중재, 촉진의 역할을 열심히 해서 어쨌든 2월말 하노이 회담까지 갔었는데, 그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면서 부터는 이제 북한이 우리의 중재자 역할, 촉진자 역할을 믿지 못 하겠다 하는 입장인 것이죠.


남북은 지난 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화해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개막식 공동 입장과 올림픽 사상 최초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 1부부장의 개막식 참가로 2017년, 6차 핵실험까지 단행할 만큼 고조됐던 긴장 상태는 반전됐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남북 관계 개선 의지가 없는 북한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하노이회담 ‘노 딜’ 이후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계속된 대화 의지가 중요해 보입니다.


<정대진. 남> 김정은 위원장도 시간표가 지금 급합니다. 어쨌든 자기가 4월 12일날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연말까지라고 이제 시한을 통보했거든요. 연말까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비핵화에 대해서 달라진 셈법을 가지고 나오지 않으면 자신들의 새로운 길을 가겠다라고 하는 건데 올 신년사에서 얘기를 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그 새로운 길을 안 가고 싶어한다라고 하는 뉘앙스를 굉장히 좀 많이 풍겼었죠. 그러니까 가고 싶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가야 되는 이제 중대 기로에 서있는 상황인데 연말까지는 아마 좀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계속 되더라도, 우리는 특히 경제적 조치에 있어서 어떻게 더 북한을 견인할 것인가를 가지고 준비를 더 많이 해야 될 것인데, 내년 초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기점으로 해서 또 내년 2월달에 또 지금 예정대로라면 월드컵예선전 경기를 또 서울에서 치러야 합니다. 홈앤어웨이 방식이기 때문에 평양에서 한 번 했으니까 북한측 선수들이 서울에 와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이벤트들이 좀 있거든요. 뭐 그런 것들을 좀 고리로 해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평창 평화를 시작했던 2018년 경험처럼.. 전혀 예상치 못 했던 다른 고리를 바탕으로 좀 풀어나가려고 하는 준비들 계속 꾸준히 해야 할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북미 협상이 부진하고 남북 대화 재개도 기약이 없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스포츠와 같은 민간 교류입니다. 북한이 오는 20일, 평양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에 한국 선수단을 공식 초청한 만큼 스포츠를 통한 만남을 이어가서 화해의 분위기를 조성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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