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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윤곽이 드러난 북한의 새로운 길

2020-01-02

한반도 리포트

© YONHAP News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협상 연말시한’을 제시하며 경고했던 ‘새로운 길’이 일부, 윤곽을 드러냈습니다.

올해, 이례적으로 신년사를 생략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해 연말, 나흘간 진행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정면 돌파'를 선언하며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아주대학교 통일연구소 정대진 교수입니다.

  

<정대진. 남> 북한에서는 1946년부터 매해 빠지지 않고 신년사가 나왔는데요. (올해는) 노동당 전원회의를 하고 (전원회의의) 토의 내용을 보도한 것으로 지금 아마 (신년사가) 대체가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되는데 그(전원회의) 내용 자체가 거의 신년사에 준하는 내용이라서 신년사를 갈음한다고 지금 볼 수 있기는 한데 신년사 라고 하는 게 한 북한 입장에서는 그 해의 국가 경영 전략과 비전을 밝혀주는 지표가 되는 아주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그래서 매년 육성으로 혹은 공동사설 형식으로 발표했던 것이고 김일성 주석은 주로 육성 연설을 그리고 김정일 위원장은 공동사설 형식으로 발표를 했구요. 매해 신년사를 발표를 해왔는데 올해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대체한다. 어떻게 한다라는 명시적 얘기 없이 지금 시간이 좀 지나고 있습니다. 이게 좀 특이한 경우죠.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후인 2013년 1월 1일부터 매년, 녹화방송 형식으로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해 연말 진행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보도문을 노동신문 4개 면에 걸쳐 싣고, 그 내용을 1월 1일 아침부터 중앙조선TV가 되풀이해서 방송했습니다.

이는 김 위원장의 육성 방송 없이 전원회의 결과로 신년사를 갈음하는 모양새인데 지난 해 북한은 이례적으로 긴, 나흘간의 전원회의를 열었습니다.


<정대진. 남> 노동당 전원회의가 과거에도 며칠씩 지속된 적은 있습니다. 6.25 전쟁 직후나 그리고 1960년대나 1990년대 뭐 국제정세 변화가 있을 때 며칠씩 개최된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이례적으로 4일씩 한 것은 전에 없던 경우이구요 보통 하루 정도를 개최하는데 그리고 전원회의를 할 때도 보통 한 다음에 그리고 이제 결과를 발표하는 것 정도가 관례인데 이번에는 특이하게 12월 초부터 전원회의를 예고를 했고 그리고 그 이후에 4일 정도를 이례적으로 또 매일같이 전날의 회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연속 회의를 했다는 점에서 이 대내 결속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서 북한이 굉장히 기획을 많이 하고 고심을 하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지난 해 12월 28일, 노동당 전원회의를 개최한 북한은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의 마지막 날까지 회의를 이어갔습니다.

당 전원회의가 수일간 진행된 것은 김일성 시대인 1990년, 닷새간 열린 이후 29년 만으로 이번 전원회의는 사실상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인 노동당 대회에 버금가는 자리였습니다.

특히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북한이 예고했던 ‘새로운 길’에 대한 윤곽이 드러났습니다.


<정대진. 남>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2013년도에 제시했던 핵 경제 병진노선을 2018년도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경제건설 총력 노선으로 변화를 했습니다. 이제 이것을 이번 전원회의 결과를 놓고 보면은 다시 경제건설 총력 노선은 지속하되 원래 가지고 있던 계획이었던 국방력 강화. 그리고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계속할 경우에 포기하지 않고 국방력을 강화하면서 자신들의 안전보장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겠다라고 하는 생존권의 문제. 그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는 점에서 이 새로운 길이 경제적인 면에서는 자력부강이라고 하는 것을 이미 몇 달 전부터 선언을 하고 있었는데 그리고 실제 그 행동에 들어간 것에 비해서 정치, 군사적인 면에서 새로운 길이 내용이 무엇일지 궁금해하던 전 세계에 이번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서 다시 국방력 강화 라고 하는 걸로 답을 좀 준 전원회의 결과인 걸로 생각이 됩니다.


마침내 베일을 벗은 북한의 ‘새로운 길’은 경제건설을 지속하면서도 군사력 강화로 난관을 뚫겠다는 정면 돌파전입니다.

이는 사실상 힘의 대결로 되돌아가겠다는 선언으로 북한이 2018년 4월, 당 전원회의 결정인 핵·미사일 시험 모라토리엄(유예)을 해제하고, 도발을 재개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은 전원회의 메시지를 통해서 미국의 대북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조선중앙TV, 여) “앵커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하시면서 전략무기 개발을 중단없이 계속 줄기차게 진행해나갈 것임을 단호히 선언하셨습니다."

-> 北, 새해 ‘핵 회귀’ 가능성 시사…“새 전략무기로 정면 돌파”


김 위원장은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면서 핵실험과 ICBM 시험 발사 중단 폐기를 시사했습니다.

또한 미국의 대북 제재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며 곧 새 전략무기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정대진. 남> (김정은 위원장은) 충격적인 실제 행동을 하겠다고 하는 엄포를 놨습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겠다고 얘기하지 않고 다음에 충격적인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군사적 도발이 있을 수 있다라고 하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 문맥들을 보면 북한의 전략무기 라고 하는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하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 크게 대두가 되고 있는데 ICBM 능력은 상당부분 좀 입증을 좀 했죠. 중요한 게 SL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일인 것 같습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인 경우에 지금까지 시험발사를 했습니다만은 바지선에서 이제 수중 발사하는 정도에 아직 그치고 있거든요. 실제 잠수함에서 시험 발사하는 것을 아직 하지 못했습니다. 이걸 북한 같은 경우에는 북미 대화가 동결돼 있는 기간에 꼭 완성을 하고 자신들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서 보여주어야 할 다음의 군사 행동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새 전략무기는 신형 엔진을 장착한 ICBM이나 개량형 SLBM 등 신형 핵 운반수단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새로운 종류의 ICBM 발사입니다. 미국은 자신들의 본토에 닿을 수 있는 ICBM 발사를 일종의 레드라인(넘지 말아야 할 선)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북한이 ICBM을 시험 발사한다면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새로운 대북 제재를 추진하는 한편 군사적 대응 카드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한반도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몰리게 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점도 걱정스러운 대목입니다.

다만 북한은 새 전략무기의 시점과 내용에 대해서는 모호성을 취하는 등 외교적 기회는 열어놨습니다.


<정대진. 남> 노동당 전원회의의 내용도. 자신들이 완전히 미국과의 협상을 접는 것이 아니라 대북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고 있지만 우리는 자력부강의 길로 나가겠다 라고 하는 대내 메시지 강조하는 게 가장 첫 번째이고요. 그런 조건 하에서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자신들이 원하는 예컨대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오면은 언제든지 다시 협상에도 임할 수 있다라고 하는 것도 역시 한쪽 출구를 좀 열어놨기 때문에 좀 모호성을 띄는 태도를 여전히 좀 가지고 있다고 보여지고요. 그리고 명시적으로 비핵화 협상을 중단하겠다. 핵과 미사일 시험을 다시 재개하겠다고 라고 명시적으로 얘기를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상황 전개에 따라서 여러 가능성과 여지는 좀 남겨놓은 그런 형국이다 생각이 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핵을 통한 억제력의 수위는 ‘미국의 입장에 따라 조정될 것’이라고 말하며 향후 대화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이는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는 동시에 앞으로 미국의 반응에 따라서 군사적 대응 수위를 다르게 가져가겠다는 의도로 읽힙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북한이 대화 중단을 선언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북미 간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현지 시간 12월 31일, “김정은 위원장은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부드러운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정대진. 남>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발언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이 시간을 끈다고 비판한 발언에 대해서 여유를 갖고 상황 관리를 하려는 움직임으로 파악됩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정상 간의 끈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라고 하는 것을 가지고 지금 김정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상황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일 텐데요. 김정은 위원장도 역시 보면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인 직접 비난 같은 것을 지금 삼가고 있는 상황이죠.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정상외교의 판을 깨지 않는 상황에서 대화의 여지는 좀 남겨 놓는 그런 이중적인 전략들이 계속 병행하는 것이 그러면서 북한과 미국, 모두 다 양자간 접촉의 가능성, 외교적인 이벤트의 기회들을 계속 모색하고 찾아가는 것이 아마 2020년 상반기의 북미 관계의 기본 틀이 될 것 같습니다.


북한의 날 선 경고에도 미국이 ‘좋은 관계’를 강조하면서 북미 대화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관건은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를 두고 북미가 어떻게 이견을 좁히느냐입니다.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의 조합에 따라서 올해 한반도 상황은 달라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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