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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청해 부대를 파견하기로 한 한국 정부의 결정

2020-01-23

한반도 리포트

© YONHAP News

지난 21일, 한국 정부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된 호르무즈 해협(Hormuz strait)에 독자적으로 군을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이 지속적으로 요청한 호르무즈 파견을 결정함에 따라서 한미 관계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종훈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연구교수입니다.

  

<이종훈. 남> 우선은 독자 파병이라는 점이 좀 눈에 띕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지금 본인들이 주도하고 있는 IMSC 그러니까 국제 해양 안보 구상에 참여해 달라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미군의 지휘하에 우리 군이 들어가는 형태인데 독자 파병을 하게 되면 우리 군이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그런 형식으로 전개가 되는 것이고요. 이렇게 독자 파견 형태로 가긴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러면 미군 하고 협조를 뭐 전혀 않았느냐. 그건 아니고요 일단 우리 군 쪽에서도 밝히는 바로는 한시적으로 필요하다면 국제 해양 안보 구상 그러니까 미국 주도의 IMSC하고 협조를 하겠다고 지금 이야기는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21일, 국방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위해서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확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희망한 IMSC(국제해양안보구상·호르무즈 호위연합) 즉, 호위연합체 참여가 아닌 ‘독자 파견’ 형태로, 임무도 ‘한국 국민과 선박 보호’로 한정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은 호르무즈 인근까지 확대됩니다.


<이종훈. 남> 국군부대의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파견 연장 동의안 그 내용을 보게 되면 거기 지금 약간 예외 조항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게 뭐냐하면 기본적으로 소말리아 아덴만 지역에서 활동을 하지만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활동 등 시에는 지시되는 해역도 포함이 되도록 이렇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같은 경우를 좀 예외적인 경우로 본다면, 파견 양식이 청해부대가 지금 아덴만 지역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파견 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형태입니다. 그리고 또 상시적으로 그쪽 지역으로 까지 나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사시에 그쪽으로 한시적으로 나가서 활동하는 것이라면 지금 동의안에 포함된 예외 조항 그 근거로도 충분히 파견이 가능하다라고 정부는 판단을 내린 겁니다. 그러니까 영구 확대도 아니고 새로운 부대도 파견하는 것이 아니고 기존의 나가 있는 청해부대가 활동반경을 조금 넓히는 정도 선에서 이렇게 일단은 조정을 하는 그런 대목이 좀 눈에 띕니다.


‘청해부대’는 국제 사회의 해적 퇴치 노력에 참여해 2009년부터 소말리아(Somalia) 해역에서 활동중인 전투함 부대입니다.

‘청해부대’ 파병 동의안은 활동 지역을 ‘아덴만(Aden bay)’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유사시엔 작전 범위를 확대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서 작전 반경 확대는 한국 시간 21일 오후 5시 30분, 임무 교대를 하는 ‘청해부대’ 31진 왕건함부터 적용됐습니다.

‘청해부대’가 호르무즈로 향하는 것은 무엇보다 한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이종훈. 남> 미국이 지금 이란 군 실세, 솔레이마니(Soleimani) 혁명수비대 사령관 제거한 이후에 두 나라가 뭐 사실상 준전시상태를 돌입을 했고 이런 국면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군의 주로 장악하고 있다 보니 혹시 또 불상사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우려가 고조되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가 지금 원유의 70% 이상이 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서 국내로 들어옵니다. 그래서 우리 국내적인 입장에서 보자면 사실은 수송로를 확보해야 하는,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필요성이 하나 있는 거고요 그런 측면에서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군을 좀 파견을 했어야 할 필요성은 있었던 겁니다. 그런 속에서 미국 정부가 굉장히 공개적으로 또 상당히 좀 압박 강도를 높여서 파견 요청을 많이 해왔습니다. 그래서 한미 관계를 좀 지속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측면에서도 파병을 좀 해야 하는 그런 필요성이 있었던 거죠.


미국과 이란의 긴장 고조로 호르무즈 해협은 안전 항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서 유사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한국 정부의 판단입니다.

현재 중동에는 약 2만 5천명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만약 중동에 있는 한국 국민을 신속하게 대피시켜야 할 상황이 벌어진다면 ‘청해부대’가 수송선 역할까지 맡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청해부대’의 작전을 독자적이고 한시적인 파견으로 결정한 배경에는 외교적인 상황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종훈. 남> 미국하고 이란 사이에서 우리가 이제 나름의 대안을 좀 찾은 것이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고요. 지금 이란에 대해서는 핵개발 관련해서 미국이 뭐 경제제재도 가하고 있고, 또 최근에 다시 이런 준전시 국면으로 들어가면서 긴장까지 고조되고 있는 이런 상황이긴 한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이란 정부하고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계속 유지를 해 왔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이란이든 미국이든 어느 쪽 편을 들기가 좀 힘든 그런 부분이 좀 고려가 된 것입니다. 특히 이번 같은 경우에는 이란이 미국에 대해서 거의 뭐 선전포고를 한 상태나 다름이 없고 군사적인 그런 대결이 어디서 재현될 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 쪽으로 우리가 편입이 될 경우에는 그래서 미군의 지휘를 받게 될 경우에는 이란 쪽에서는 우리의 적으로 간주하겠다고 이미 선포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은 좀 피해야 될 필요성이 있었던 거죠.


한국 군의 독자적인 임무 수행 결정은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이란과의 관계까지 고려한 절충안입니다.

미국은 지난 해부터 줄곧, 호르무즈 안정 기여를 위한 한국의 동참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주도의 호위 연합체에 한국이 직접 참여할 경우,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한 이란과의 관계가 무너지고, 중동에 거주하는 한국 국민의 안전도 보장받기 어려워집니다.

결국 한국 정부는 미국과 이란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독자 파병’으로 선회했고, 미국, 이란과의 외교적 소통도 각각, 이루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미국 국무부는 현지 시간 21일, ‘한국의 결정은 한미동맹의 힘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향후 한미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낳게 하는 대목입니다.


<이종훈. 남> 최근에 사실은 한미 간에 약간의 갈등들이 없지 않아 좀 있었습니다. 우선 북핵 관련해서 대북정책 속도와 관련해서 약간 이견이 있었고 그리고 그것보다 좀 더 직접적으로는 방위비 분담금 미국이 갑자기 5배 이상 이렇게 요구하면서 이 분담금 협상이 좀 난항을 겪고 있고, 그 과정에서 상당히 또 갈등이 지금 유발이 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부분들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었겠죠. 정부로서는 그래서 한미 관계도 고려를 하고 북한하고의 관계, 남북한 관계 부분도 고려를 해서 그래서 이번에 파병을 결정한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또 우리 정부가 최근에 또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북 개별 관광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 부분에 물꼬를 트는 데도 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이렇게 파병 요청에 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결정으로 한미 동맹은 견고해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대북 정책을 둘러싼 미국의 협조도 주목됩니다.

한국 정부는 지지부진한 북미 대화의 촉진을 위해서 남북관계 증진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특히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은 대북 개별관광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관광 자체는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금융, 통행 수단 등은 제재 위반으로 지적될 소지가 있어서 미국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만일 미국의 공감대를 얻는다면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종훈. 남> 북한 쪽에서는 금강산관광 그 다음에 개성공단 재개하라고 오래 전부터 우리 정부에 압박을 가해 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우리 정부가 이제 응하지 않았던 것이고 급기야 금강산 관광 관련해서는 남측 시설 다 철거해가라. 이런 통지까지 했었던 건데요. 그와 관련한 약간 우회로를 뚫는 그런 의미도 지금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개별 관광이라고 하는 것이 기존과 같은 단체 관광은 아니라고 하지만 일단 관광에 좀 여지를 만들어내면 북측도 기존의 우리 정부에 대해서 강력하게 비판하던 그런 자세에서 조금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하는 것이고요. 이것으로부터 시작을 해서 남북한 관계 개선도 하고 이런 걸 통해서 지금 북미 대화도 더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갖고 있는 거고요. 그런 맥락에서도 역시 이번 파병 결정이 좀 연관되어져서 나온 것으로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 참석한 북한은 현지 시간 21일,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과 미국은 대화 의지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의 호르무즈 파견이 남북 및 북미 관계 교착 해소의 계기를 만들 수 있는 만큼 이번 결정이 한반도에 가져올 변화를 지켜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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