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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 유학생

2020-02-06

한반도 리포트

© YONHAP News

올해 초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학생들이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계절학기 프로그램을 듣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번 방문은 김일성종합대학과 베를린 자유대학교가 2018년 대북제재와는 무관한 학술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성사됐다. 독일 정부의 허용으로 현지 시간 1월 4일 베를린에 도착한 북한 학생들은 유창한 독일어로 현지 학생들과 담소를 나눴다. 

독일로 어학 연수를 간 김일성종합대학 학생들처럼 북한도 해외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지 통일교육원의 정은찬 교수와 북한의 해외 유학을 조명해본다. 


“유학=출세” 코스로 통해...

북한 유학생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다만 유네스코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 파견된 북한 유학생들은 조총련 학생들을 포함해서 1,400여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자료에 의하면 북한이 유학을 많이 가는 나라는 러시아와 인도, 프랑스와 호주, 캐나다 순이다.

유네스코 자료에는 없지만 북한이 가장 많은 유학생을 보내는 곳은 중국이다. 지난 해 재북중국대사관이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내용을 보면 북한에서 중국으로 유학 가는 학생들은 학사, 석사, 박사, 연수생을 포함해서 매년 약 400명에 이른다. 생각보다 많은 북한 학생들이 해외 유학을 가는 이유는 선진 학문을 배워서 북한의 발전을 견인하고, 핵심 권력층에 진입하는 데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로 알려진 서상국 박사는 소련에서 유학생활을 했고, 서른도 되기 전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에 서상국 박사는 40여권의 저서와 100여편의 논문을 집필했는데, 1998년 첫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 1호 위성’ 발사의 중추적 역할을 하며 북한 최고의 상인 ‘김일성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소련을 포함한 사회주의 국가에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은 북한에서 중요한 위치에 올랐다. 명목상 북한 정권의 수반이었던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기남 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등 북한의 최고위 간부 상당수가 유학파다.


유학생이 되는 절차, 무척 까다로워... 

북한 유학생들은 대부분 관료 자제들로 출신 성분이 고려되고, 특정 분야의 특출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유학이라는 지극히 제한된 특권을 누리는 인재들도 북한 당국의 철저한 감시 아래 생활한다. 

유학생들은 북한을 떠나기 석 달 전에 노동당의 국제부에서 지도자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출국 선서’를 해야 한다. 유학 생활 중에도 개인적으로 자유로운 생활을 하지 못하도록 유학생간에 상호 감시를 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북한의 이른바 ‘백두혈통’인 로열 패밀리다. 스위스에서 유학 생활을 한 김정은 위원장은 재학 당시 농구 동아리에도 가입하며 자유로운 학창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기부터 청년 인재 육성을 위한 해외 유학을 적극 추진하면서 북한에도 새로운 형태의 유학이 늘고 있다. 

과거 북한의 유학생은 전국에서 선발된 최고의 인재 가운데 선발된 ‘국비 유학생’ 뿐이었지만, 지금은 ‘자비 유학생’도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유학 증가는 북한의 국제화, 개방화 의지를 가늠하는 척도다. 앞으로도 북한이 해외 유학의 문호를 늘릴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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