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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본격 대선 레이스에 접어든 트럼프의 대북 행보를 분석

2020-02-20

한반도 리포트

© YONHAP News

다음주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열린지 1년이 됩니다.

그간 북미협상은 난항을 겪어 왔습니다. 하노이 회담 이후 작년 6월에는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 10월에는 스톡홀름 실무 회담을 가졌지만 성과가 없었고,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대북특별팀 핵심 라인에 변동이 생기면서 북미협상이 더 어려워 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정책 대표의 국무부 부장관 승진으로 실무를 담당하게 된 알렉스 웡 대북특별부대표가 유엔 특별정무 차석대사로 지명되면서 국무부내 북핵 라인업에 공백이 생겼습니다. 이미 동력이 떨어진 북미 정상회담의 협의 채널을 재가동할 '수족'이 모두 잘려 나간 셈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설명입니다.


<조한범. 남> 하노이 주역들, 스톡홀름 실무협상 주역들이 북미 양측에서 모두 바뀌었죠. 미국은 비건 대표가 국무부 장관으로 옮겨갔구요. 그 다음에 알렉스 웡 부대표, 램버트 등 실무라인 라인이 교체된 상황입니다. 미국 같은 경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본인 성과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거든요. 북한의 ICBM 발사와 핵실험 중단만 된다고 하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미국 대선에 별 지장이 없거든요. 이 선이 유지가 된다고 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별로 불리하지 않기 때문에 관리 국면으로 전환한 거에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 최대치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 성과가 도출되는 것이지만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관리용으로 지금 진용을 꾸린 것이고 0842 그러니까 지금 강경하게, 대북 협상에서 성과를 도출해야만 하는, 성과도출형 진용을 유지할 이유가 없는거죠. 


조한범 연구위원의 설명처럼 미국은 대선에 집중하기 위해 현상 유지 관리용으로 대북협상팀 진용을 변경했고, 그렇기 때문에 이 공백이 언제, 제대로 채워질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미국 국무부 특성상 후임자가 곧바로 채워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서 북미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큽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비건이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진했지만 여전히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맡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지금도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고 우리 정부가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미국과 입장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대북 업무에 공백이 생긴다는 우려는 기우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돌발변수에 대해 미국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섞인 시선도 나옵니다.


<조한범. 남> 미국의 비핵화 협상 주요 라인들은 비건 대표가 계속 비핵화 협상 부분을 진두지휘 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있을때는 북한 문제에만 주력할 수 있지만 국무부부장관으로 가면 여러 가지 전세계적인 대외관계 업무를 총괄하는 부장관 역할을 하는 것이거든요. (북미대화)에 두는 중요성 비중은 훨씬 떨어질 수 밖에 없죠. 협상력이 떨어지는게 불가피 하다고 볼 수 있겠고, 김정은 위원장이 파격적인 비핵화 조치를 통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의를 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거든요.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고 협상력이 약화된 것에 대해 우리 정부가 직접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죠.


이처럼 북미협상의 열쇠를 쥔 인사들의 변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보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는 북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고, 지난 10일에는 미국 대선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원하지 않는다는 CNN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12일에는 오브라이언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북미정상회담 필요성에 모호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을 '불량국가'(rogue state)라고 대놓고 지칭하기도 했죠.

전체적인 상황이 북미 대화 성사의 불투명성을 키우고 있고, 북한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에서 멀어지는 분위깁니다.


<조한범. 남> 미국은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봐야 하는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대선에 올인하는 상황에 들어간거죠. 원래 미국 대선에서는 외부 이슈들, 외교 안보나 특히 한반도 문제, 북한 문제가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친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단언할 수 있거든요. 내부 정세, 스캔들, 세금, 의료보험, 경제문제, 이런 것들이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거든요. 그렇게 본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가 더 이상 악화만 안되면 사실은 대선에 불리할 게 없는거죠. 그리고 본인이 이미 ICBM 발사 중단과 핵실험 중단을 최대 성과로 내세웠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레드라인만 넘지 않으면 되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큰 틀에서 보면 북한 문제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북한에 달갑지 않은 신호로 읽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출구가 없는 북미간 교착 상태에 대해 충격적인 실제 행동, 새로운 전략 무기를 언급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미국이 보이는 일련의 태도에 대해 도발 수위를 높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조한범 연구위원 역시 북한이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조한범. 남>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 북한 문제에 관심을 잃는 것은 비핵과 협상의 동력을 떨어뜨리게 하죠. 떨어지게 되면 김정은 위원장은 상황이 더 악회되기 전에 북한 내부 도발 카드를 선택할 수 있거든요. 김 위원장이 선택할 카드는 미 대통령의 관심을 끌기 위한 레드라인인 ICBM 발사, 핵실함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밖에 없습니다. ICBM 발사, 핵실험 재개인데 이걸 넘자니 위험하고, 넘지 않자니 트럼프의 주위를 끌지 못하고, 이 딜레마를 해결하는 것은 레드라인을 넘지 않되 바로 밟은 상태에서 위협을 하는거죠. 다시 말해 ICBM 발사나 핵실험은 아니지만 로켓엔진 시험을 공개적으로 한다거나 핵물질의 양을 늘리거나 아니면 풍계리 핵실험장을 복구하거나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들이 선을 넘을 수도 있다는 그런 행동들을, 당분간은 선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위협적으로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려스러운 것은 결과적으로 이런 위협 행위가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결국 레드라인을 넘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거죠. 


북한의 위협 행동, 도발 가능성에 대해 미국도 지켜보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선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ICBM과 핵 실험으로 대표되는 북한의 ‘레드라인’ 도발을 억제할 필요성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테런스 오쇼너시 미국 북부사령관은 “북한이 2017년 11월 마지막 ICBM 시험 발사에 이어 전략무기 프로그램 연구개발을 끝냈다”고 분석하면서 미국이 북한의 ICBM 도발 가능성을 여느 때보다 높게 보고 긴장의 끈을 바짝 죄고 있습니다.

또한 미 해군태평양사령부는 지난 12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앞바다 서부 시험장에서 전략핵잠수함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미사일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사거리가 동북아 전체를 포함합니다. 미 해군은 이번 시험이 정례적인 성격이라고 설명했지만 미군 안팎에서는 본격적인 위기 관리에 들어갔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조한범. 남> 군사적으로 미국 전략 자산들이 한반도 지역으로 이동해 전진 배치돼 있는 상황이고, 그 다음에 미국의 지상감시 정찰기인 조인트 스타스라든지 하는 핵심 무기들,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감시할 수 있는 전략 자산들이 거의 매일 오고 있고, 지난해 말에는 네 대가 동시에 온 적도 있거든요. 매우 이례적인 일이고, 미국이 한편으로는 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강경한, 강온양면의 채찍과 당근을 가지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레드라인을 넘지 말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미 대선에서 북한 문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거든요.


북한 역시 미국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당장 넘어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습니다. 북미대화의 판 자체를 깨버릴 수 있는 강도 높은 행동은 북한에도 이득이 되지 않고,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고 싶다는 공식 기조를 완전히 접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갈수록 희망이 사라져가는 듯한 북미관계에 긍정적인 기대를 가질만한 요소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조한범. 남> 어쨌든 지금 미국 국방쪽 입장도 외교를 지원하는 입장이다. 일단은 대화를 통해 우선적인 문제 해결을 지향하겠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의 문은 열려 있고요. 이 맥락에서 지난해 비건 대표가 서울을 급히 방문했고, 그리고 공개적으로 북한과 판문점 회동을 제안했었죠. 게다가 예정이도 없던 베이징까지 갔던 것 역시 대화를 하고자 했던 것이거든요. 미국으로서도 어떤 강압적인 방식으로는 한반도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고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인 일정에도, 대선에도 도움이 안되거든요. 최근에는 알렉스 웡 부대표가 한국에 와서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별관광, 남북관계 돌파구, 이런 부분을 주요 내용으로 다루지 않았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미국 정부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대화를 우선하고 있죠. 결국 대화를 통해서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있으면 좋고, 대화를 통해서 북한의 추가적인 레드라인, 가장 싫어하는 레드라인을 넘지 않도록 설득할 수 있는 루트가 되기 때문에 미국의 기본 입장은 대화라고 볼 수 있어요.


우리 정부도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 대화의 끈을 연결하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올해에 남북협력을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면서 결국 남북, 북미대화는 서로 연계하면서 선순환적인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도 전적으로 같은 입장임을 강조했는데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대화 동력이 사라지면서 남북관계도 멈춰 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이 북미대화를 견인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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