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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이 최근 대미협상국장 명의로 내놓은 담화 내용과 의도

2020-04-02

한반도 리포트

ⓒ YONHAP News

북한이 지난달 30일, 신임 대미협상국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 때문에 미국과의 대화 의욕을 더 확실하게 접었다고 주장했는데요,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달 25일 G7 외교장관 화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입니다.

무슨 내용 때문에 북한이 맹비난을 하고 나선 것인지, 이종훈 시사평론가의 설명을 들어봅니다.


<이종훈. 남>

G7 외교장관, 화상회의 직후 국무부 청사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열었어요. 그리고 뭐라고 얘기를 하냐면 G7과 모든 국가는 북한이 협상에 복귀하도록 요구한데 있어 단합을 유지해야 한다고 하면서, 북한의 불법적 핵, 그리고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응해서 외교적, 경제적 압력을 행사하는데 전념해야 한다, 이렇게 언급을 한 거예요. 사실은 그날 북한에 대해서만 언급한 건 아닙니다. 중국 코로나19 와 관련한 건강 위험 문제,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관련한 외교적인 이슈, 그리고 이란의 핵무기 보유와 관련한 이슈 이런 것들을 언급하면서 G7 대응 협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고, 그 연장선에서 북한에 대해서도 언급을 한 겁니다. 어떻게 보면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 관련해서 원칙론적 언급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북한이 여기에 대해서 조금 일부러 약간 과잉 반응을 보이는 그런 태도를 취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북한은 이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망발로 규정하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외무성 신임 대미협상국장은 <조선중앙통신>으로 공개된 담화에서 “미국은 때없이 주절거리며 우리를 건드리지 말았으면 한다”,   “건드리면 다친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북한 특유의 거친 대미 비난을 쏟아냈는데요.

북한이 발표한 담화 내용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종훈. 남> 

일종의 강온양면 전략을 쓰고 있는 건데, 이번 담화에서 북한은 뭐라고 얘기를 했냐면, 우리는 폼페이오의 이런 망발을 들으며 다시금 대화 의욕을 더 확신성 있게 접었다. 그러면서 또 뭘 지적했냐면, 한쪽에서는 대통령이 코로나19 방역 문제와 관련해서 진정에 넘친 지원 구상을 담은 친서를 우리 지도부에 보내오고 긴밀한 의사소통을 간청하는 반면에 미 국무장관이라는 자는 세계의 면전에서 자기 대통령이 좋은 협력관계를 맺고자 하는 나라를 향해 악담을 퍼부으면서 대통령의 의사를 깔아 뭉개고 있다, 미국의 진짜 집권자가 누군지 헷갈릴 정도다,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이건 뭐냐면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사이에 약간 갈등을 조장하는 듯한 그런 이간계도 좀 섞어 사용하고 있는 그런 모습을 보인 겁니다.


이같은 담화 내용을 본다면 북한이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에 일단 선을 긋고 나선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담화문을 있는 그대로 봐서는 안된다는 평가가 큽니다. 이번 담화는 '외무성 신임 대미협상국장'을 통해 나온 것인데 해당 직책은 북한 관영매체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것으로 매우 낯선 자리입니다.

북한이 대미협상을 담당하는 자리를 신설했다는 것 자체가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접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이 많은데요.


<이종훈. 남>

외무성 대미 협상 국장 명의의 담화가 나온 그 자체가 굉장히 이례적인 경우거든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에 대해 유화책을 쓰고, 그 아랫 선이 나서서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이런 일련의, 최근 들어 북한이 보이고 있는 외교 패턴을 좀 따른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돼요. 이미 대미 담당 북아메리카국이 존재를 해요. 그런데 신임 이라면서 대미협상 국장 명의를 이번에 사용한 겁니다. 그런 자리를 신설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데, 이건 미국 국무부가 대북 특별대표를 두고 있는 것에 대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아닌가. 협상 파트너를 좀 더 구체화하는 그런 일련의 조직 개편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접을 예정이라면서 이런 자리를 굳이 신설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이런 자리를 신설했다, 미국에 대한 협상 특별대표 자체를 자리를 신설했다고 한다면 대화의 모멘텀은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봐야 되겠죠.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의욕을 접었다며 비난 성명을 발표한 지 세시간 여만에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다시 한번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또 다시 강조했고 코로나19 시태 속에서 북한에 대해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뜻도 재차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대북제재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혀 북미 간의 입장차는 여전히 드러냈습니다. 


<이종훈. 남>

폼페이오 장관도 역시 중 강온양면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뭐라고 얘기를 했냐면, “국무장관으로 북한을 처음 방문한 이래 우리는 그들을 관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우리는 그날 이후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미국 입장에서 매우 부지런하게 노력해왔고 그렇게 할 기회를 갖기를 희망한다.” 향후에도 계속 대화를 하길 원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쪽에서는 계속 북한에 대화에 응하라는 그런 기조를 계속 유지해 왔는데요. 그 부분을 다시 강조했고, 코로나19 관련해서도 거듭 우리는 인도적 지원 의사가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북제재는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 이런 점을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미국 정부는 그래도 대화의 모멘텀은 계속 유지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것이고, 북한도 김정은 위원장 차원에서는 계속 친선 외교를 하면서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한편에선 하고 있는 것으로 이렇게 해석해야 할 것 같아요.


지난 달 29일 북한이 발사체 도발을 감행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북미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북한의 노력 중 하나로 분석됩니다. 

북한의 신문 기사 속 보도사진에는 무기 발사와 목표물 타격 당시 장면만 있을 뿐 김 위원장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는데,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이종훈. 남>

굳이 김 위원장이 참가하면서 미국을 자극하고 남한 정부를 자극하고 그럴 필요는 없지 않느냐 이런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고요. 특히 미국을 겨냥해서 메시지를 보내는 건데, 고강도 도발은 안한다는 거죠. 저강도 도발을 계속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늘 발사실험에 참관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때로는 빠지고, 때로는 나타나고 간헐적으로 개입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다분히 이런 물리적인 도발 전면에 김정은 위원장이 있다는 걸 피하려고 하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내부용 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코로나19가 상당히 퍼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단 말이에요. 내부 분위기가 상당히 어수선 할 수 있는 거죠. 여론을 다잡기 위한 카드로 단거리 발사체를 계속 발사하는 일종의 이벤트를 하고 있는 거 아니냐하는 그런 시각도 있는 상황입니다. 다목적으로 보여요.


북한은 지난달 2일을 시작으로 3월 한달 동안에만 모두 네 번의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북한이 전술무기체계를 실전 배치하기 직전에 시험발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데, 오는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추가 도발 가능성이 얘기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북한은 태양절을 전후해 무력 도발을 벌이곤 했기 때문입니다. 


<이종훈. 남>

태양절 즈음해서 가만히 있을 것 같지 않아요. 뭔가 도발을 할 것 같은데, 핵심은 도발의 강도가 과연 어떤 형태로 나올 것이냐 하는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 단절, 또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 단절하고 이제는 정말로 우리 힘으로 끝까지 가 보겠다 이런 식으로 해서 과거 같은 벼랑끝 전술로 복귀하고, 그러면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하고 이런 식의 시나리오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보인 전반적인 외교적인 흐름을 볼 때는 그 가능성보다는 그래도 저강도 도발을 하면서 계속 관심만 유발하는 정도, 그리고 미국하고 관계에서도 그렇고 우리와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대화의 끈은 계속 유지해 나가는 그런 형태로 하지 않을까. 그리고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을 (생략) 굉장히 심각하다고 전제하면 이와 관련해서도 북측이 뭔가 지원을 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을 수 있는 거죠. 그런 부분에서 물밑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면 더욱더 고강도 도발을 하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오는 4월 10일, 전국적으로 700여명 가까운 인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후 매년 태양절을 앞두고 최고 인민회의를 열어 국가의 위상을 강화하는 결정을 내놓곤 했는데요.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최근의 잦은 도발 움직임과 그간 내놓은 담화 등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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