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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은 27일, 1차 남북정상회담의 소회를 밝히며 북한과 함께 가능한 일은 작은 것이라고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교착 국면인 북미 회담을 이끌어내기 위해 우선적으로 가능한 남북협력 사업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현실적인 방안으로 코로나19 방역협력을 들었고 다음으로는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을 꼽았습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의 설명을 들어봅니다.

<최영일. 남> 문재인 대통령이 4.27 남북정상회담 2주년 소회를 밝히면서 다양한 약속들이 있었습니다만, 코로나19 상황이 조금 안정화 된 이후에는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남북 간에 풀어야 하는 인도적 사업들도 차근차근 해 나가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 남북철도 연결에 실천을 우리 정부가 먼저 지속하는 과정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히셨는데, 아주 뜻깊은 것은 그 날 남북 철도 연결과 관련된 중요한 기념식이 열렸다는 겁니다. 이게 동해 북부선, 강릉에서 출발해 제진까지 가는 우리 남쪽에 철도기는 하지만 북측과 바로 연결되면 사실은 유럽 대륙 까지도 연결되는 남북철도 연결에 중요한 구간의 기공식이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정부는 2년 전에 남북이 약속한 것들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하나하나 실천하고 있다는 과정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최영일 평론가의 설명대로 4.27 판문점선언이 두 돌을 맞이한 27일, 정부는 동해북부선의 연결을 통해 유럽으로 직행하는 대륙철도의 첫 삽을 떴습니다. 

국토교통부와 통일부는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에서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열었고, 강릉에서 제진 사이 단절 구간을 2021년 말까지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4·27 판문점 선언 2주년을 계기로 동해북부선이 53년 만에 복원을 시작한 것입니다.

<최영일. 남> 남북철도 연결사업은 크게는 서쪽의 한축과 동쪽에 한축이 있죠. 서쪽은 우리가 경의선 이라고 부르는 라인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서 북쪽으로 연결되면 쭉 올라가게 되고요. 또 이제 평행을 그리면서 동해선 라인이 있는데 지금 동해북부선 연결 기공식은 사실 남쪽 지역에 해당 됩니다. 강릉역에서도 조금 아래 남강릉역이 있는데요. 남강릉역에서 출발해서 북쪽으로 제진, 제진은 속초보다 위쪽에 휴전선 바로 아래에 도달하는 역입니다. 그래서 강릉-제진역 구간인데 이 거리는 110.9 킬로미터가 되고요. 이게 만만한 사업은 아닙니다. 규모가 꽤 있어서 이것을 복원하는데 기간은 약 7년에서 10년, 그리고 지금 여기 투입되는 예산을 2조 3천억에서 한 2조 8천억 까지로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남북협력기금에서 재정 지원을 하면서 이것을 복원해 나가는 과정에 있고요. 예비타당성이 면제되는  사업으로 선정돼서 아마 빠르게 동해북부선의 복원은 시작될 것 같고요.

남북정상은 지난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경의선·동해선 철도를 연결하는데 합의했습니다. 이어 같은해 12월에는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철도 착공식까지 개최하며 기대를 키웠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북한이 사실상 대화의 창구를 닫으면서 철도연결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당시 사업 진전이 어려웠던 이유를 최영일 평론가는 북미관계에 있다고 분석합니다. 

<최영일. 남> 남북 철도 사업이 2년 동안 교착 돼 있었던 것은 북미 관계 영향이 가장 큽니다. 미국의 고강도 대북제재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것이 북한 쪽에 전제조건, 바로 핵폐기, 비핵화 문제가 연결돼 있습니다.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경제를 풀어주지 않겠다는 미국의 입장 때문에 남북 사업은 일부 남북 간의 합의에 의해서 추진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는가 하는 내부의 목소리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우리의 한미 관계를 생각하면 독자적으로 풀어 가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죠. 지난해도 철도 복원을 위한 여러 가지 연구 사업들이 벌어졌는데요. 이 때도 우리 쪽에서 열차가 넘어가는 부분에 대해서 주한미군의 입장도 예의주시가 되곤 했습니다. 미국과 우리의 철도 복원에 대한 문제를 미국이 인정해야 하는 입장이 있었기 때문에 최근에 강경화 장관이 밝힌 것은 이 문제에 대해서 미국과 매우 세부적으로 협조하고 있고 협력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지금 미국이 개입하지 않더라도 남북 간에 철도 복원은 다소 조심스럽게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라고 하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남북미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져 있지만 경제협력의 불씨까지 사라진 건 아닙니다.

이번 북부동해선 복원 사업은 동아시아철도공동체의 기반을 닦는데도 의미 있는 사업인데요.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광복절 축사를 통해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당시 정부는 북한·중국·러시아·몽골·일본·미국이 함께하는 철도 연결 사업으로 '경제협력'을 구상했는데, 동해선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 경제협력의 기반과 연동되어 국가 물류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습니다.

동해북부선을 기반으로 현재 운행중인 원주·강릉선, 2027년 개통 예정인 춘천·속초선 등 수도권과 강원도를 잇는 동서 횡단철도망이 결합하면 관광산업을 촉진하는 효과를 낼 수 있고, 향후 남북철도연결, 더 나아가 대륙철도망과 연계되면 부산에서 런던까지 인적·물적 이동까지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남북 철도 사업이 한반도 뉴딜로 평가되는 이유입니다.

<최영일. 남> 남북철도 연결은 남북 한반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실 부산, 우리 제일 남단에서 출발해서 북한 지역을 통과하고 중국, 러시아를 거쳐 런던 까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 런던까지 들어간다는 것은 독일의 베를린,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로 갈 수 있다는 걸 의미하는데요. 지금 이러한 연결 라인들, 물동량의 라인을 항공과 해운으로 하고 있죠. 육로가 가장 물류비용이 싸다고 하는 것은 따져볼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과 수출, 교역 무역을 하고 있는 그런 경제대국 인데요, 이러한 물자와 사람의 이동을 항공로와 해운 만이 아니라 육로로 연결하게 된다면, 아메리카 대륙과 오세아니아 대륙을 뺀 나머지 대륙, 유라시아가 철도 혹은 도로로 연결되는 시대가 온다면 엄청난 물류 비용과 이동 요금에 비용 절감 효과를 만들어 내게 됩니다. 적어도 수십 조에서 수백 조의 경제적 효과를 우리가 파급시킬 수 있다는 것이 경제학계 중론입니다. 

한편, 코레일이 동해북부선 착공 선언을 기념해 만든 일종의 ‘명예승차권’이 화제입니다.

남북철도 연결이 현실화되면 사용될 수 있는 '실물'로, 승차권의 명칭은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 승차권'이고, 행선지는 '강릉→제진→원산→베를린'로 표기돼 있는데요.

승차권의 가격은 61만 5427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운임을 계산하면 실제로는 120만원 정도여서 ‘반값 특가상품’”이라 할수 있는데요.

중요한 건 가격의 의미입니다. 

<최영일. 남> 우리가 철도로 유럽을 갈 수 있다, ‘부산에서 런던 까지’ 가격이 굉장히 화제가 됐는데요, 여기 보면 가격이 61만5427원 이렇게 돼 있었습니다. 61만5427원 가격은 어떻게 나온 것이냐, 올해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해죠. 2001년도 고 김대중 대통령과, 이미 고인이 됐습니다만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15 남북 정상회담을 하고 6.15 선언을 하게 되죠. 그로부터 4.27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 간 민족의 숙원 사업이 실천되는 계기를 만든 겁니다. 그래서 6.15 공동선언의 615와 4.27 남북정상회담, 또 4.27 선언의 427를 합쳐서 여섯 자리 숫자로 맞추다 보니까 가격으로 이것을 읽으면 육십일 만 오 천 사백이십칠 원이라는 가격이 나온 것이고요. 부산역에서 출발해서 런던 역까지 가는 유라시아 횡단철도의 가격도 굉장히 중요한 역사적 의미에 숫자를 패러디한 것이다 이렇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이같은 철도 사업의 현실화는 북한의 호응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사일 발사 등 무력 도발과 남한 정부를 비판해온 북한이 남북협력 사업에 호응할지는 미지숩니다.

북한은 대북제재 틀 안에서 교류협력을 추진하겠다는 남측 입장에 여전히 불만을 가지고 있고, 북미 협상 또한 오는 11월 미국 대선까지 진척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북한이 경제적 측면에서 남북철도사업을 외면할 수 만은 없을 것으로 분석합니다.

<최영일. 남> 남북철도 연결이 이뤄져 이것이 실제로 사람들의 이동, 여행, 관광 뿐만 아니라, 산업적인 이용, 물자의 이동과 운수에 활용이 된다면 사실 최고의 수혜자는 누구냐, 북한입니다. 다만 북한이 한 가지를 결심해야 하죠. 그것은 북한도 개방경제로 간다, 시장경제로 간다, 이게 한꺼번에 전환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업을 이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철도 연결은 북한의 경제에 큰 수혜를 줄 수 있는 사업인데, 북한이 이것을 빨리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을 것 같습니다. 여러 정황이 드러납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때 김여정 부부장이 특사로 와서 서울에서 평창으로 이동하면서 KTX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고, 4.27 정상회담 때도 남쪽의 철도의 선진화에 대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상당한 관심을 드러냈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여러가지를 묻기도 했습니다. 철도의 지원을 북한도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은 명확합니다. 북한이 가장 원하는 것은 경제적인 협력일 것이고 그 첫번째가 남북 철도의 연결 복원사업 일 것이다 라는데는  큰 이론이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간 철도 연결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건이 좋아지길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면서, 무엇보다 “나와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신뢰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전진하겠다“고 강조했는데요.

철도 연결사업을 통해 남북이 긍정적인 발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