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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의 담배

2020-06-04

한반도 리포트

ⓒ Getty Images Bank

오는 5월 31일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한국은 흡연자가 아무 곳에서나 담배를 필 수 없도록 카페 등의 공공장소에는 따로 흡연실을 두기도 하고, 아예 건물 전체가 금연구역인 곳도 있다. 그러나 북한은 애연가들에게 남은 지구상 마지막 ‘낙원’이라는 말이 있다. 북한에서는 주민들이 담배를 즐기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어찌된 사정인지  NK데일리 강미진 팀장의 소개를 들어본다. 


흡연 천국 ‘북한’ 

북한의 담배 사랑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한때 성인 남성 흡연율이 54.7%로 나타나기도 했다고 강미진 팀장은 전한다. 

“2017년 6월 초에 공개된 세계보건기구, WHO죠, 세계 흡연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말에 52.4%던 북한 남성 흡연율이 2014년 말에는 43.9%로 조금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북한의 20세 이상 남성들의 흡연율은 한 80%로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통일부에서 발행하는 북한동향 2004년 5월 판을 통해서도 이런 게 밝혀지기도 했는데요. 북한 내에서의 호텔이나 음식점, 카페는 물론이고 대중교통에서까지 흡연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평가가 일반적입니다. 이런 주장에 힘을 실어 주듯이 북한 텔레비전 드라마라든가 영화, 신문 등에는 모자이크 처리가 되지 않은 채 흡연 장면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죠”

이렇게 북한이 높은 흡연율을 자랑하는 배경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담배 사랑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열차 편으로 이동하던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난닝 역 플랫폼에서 담배를 피웠을 때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당시 재떨이를 들고 옆에 서 있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줄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조선중앙TV나 노동신문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개됐었다. 군부대나 공장, 기업소 방문 때는 물론이고 병원이나 육아원 같은 절대 금연구역에서까지 담배를 문 모습을 드러내면서 국제사회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60, 70대의 나이든 간부들 앞에서도 담배를 피우면서 자신의 권력을 과시한 바 있어요. 북한 남성들은 담배를 피우는 행동에서 권위를 드러내 보이려고 하거든요. 담배를 손에 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은 권력자로서의 이미지를 굳건히 하려는 그런 의도로도 보입니다.”


자체 생산하는 담배 브랜드 ‘수백 종류 넘어’ 

북한에서 자체 생산하는 담배 브랜드는 수백 종류가 넘는다. 북한보다 국민총소득이 26배나 많은 우리나라가 50여 종의 담배를 생산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수준이다. 북한 담배는 유독 체제의 특성과 관련된 이름이 많다는데, 북한 담배의 종류와 특징은 이렇다. 

“ ‘붉은별’이라는 담배가 있는데요. 이 담배는 북한의 국장에 새겨진 별모양의 명칭을 다 왔습니다. 이른바 주체혁명을 상징한다고 하고요. ‘위성’이라는 담배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의미하고요. ‘백두산’과 ‘천지’ 담배는 북한 정권의 수립에 근간을 의미하는 거죠. 담배 종류는 필터 담배와 필터 없는 담배, 그리고 잎담배 등 세 가지로 분류 되는데요. 등급은 지급 대상에 따라 다릅니다. 고위급 간부들에게 지급되는 것으로 파란색으로 표시된 최고급 담배 들이 있는데요, 백두산과 영광을 비롯해서 칠보산, 홍초, 평양, 낙원, 금강 등이 있고요. 그리고 개선문도 있고 삼일포 등 다양한 담배들이 있는데 시기에 따라서 담배 지급이 조금씩 바뀌기도 한다고 합니다. 2010대에 들어서면서 북한 평양에 개장된 여러 백화점과 외화 상점 등에는 ‘던힐’이라든가 ‘마일드세븐’ 등도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흡연율이 매우 높고, 또 담배 종류도 상당히 다양한 이유는 억압적 북한체제 속에서 주민들이 흡연을 낙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990년대 중반 북한에 심각한 식량난이 닥쳤을 때 흡연율은 급증했다. 식량을 구할 돈도 없는데 담배를 어떻게 샀을까 하는 의문도 있지만, 북한 주민들은 술과 담배가 아니면 스트레스를 풀만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북한 담배는 가격이 저렴해서 주민들이 쉽게 구할 수 있고, 담배 유통도 아주 활발한 편이라고 한다. 


담배 규제와 금연 정책 미흡해... 

세계보건기구, WHO는 북한의 너무 낮은 담배 가격이 금연의 걸림돌 중 하나라고 지적하면서 지난해 7월 발표한 세계흡연실태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담배 규제와 금연 정책은 상당히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북한도 국제적인 금연 추세에 맞춰 금연운동을 벌이고 있다. 북한 영자신문인 평양타임스는 지난 29일 북한의 금연 독려 움직임을 소개하며 공공장소와 건물 내 금연구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담배통제법을 개정했고 외국산 담배 수입을 제한했을 뿐 아니라 전자담배도 금지하는 등 금연 운동에 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3월 화력타격훈련장을 찾아 훈련을 지도할 당시에 찍힌 사진에는 김 위원장의 책상 위에 담배, 성냥이 놓여있었고, 지난해 12월 백두산에 올랐을 때나 최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을 돌아보면서도 한 손에 담배를 든 모습이 포착됐다. 이렇게 북한 절대 권력자가 공식 석상에서 끊임없이 담배를 태우는 모습이 노출되면서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금연운동이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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