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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 탈북자의 월북으로 개성시 봉쇄·국경차단 조치

2020-07-30

한반도 리포트

ⓒ YONHAP News

북한이 지난 24일부터 개성시를 완전히 봉쇄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6일 "개성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지난 7월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습니다.

3년 전 탈북해 한국에 온 탈북민이 7월 19일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갔는데, 그가 코로나 의심 환자라는 주장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개성시에 방역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보도했는데요, 먼저, 사건의 자세한 내용을 최영일 시사평론가로부터 들어봅니다.


<최영일. 남> 20대 남성 김 모 씨입니다. 3년 전에 북측에서 수영을 해서 강화도 위쪽에 있는 교동도라고 하는 섬으로 월남한 겁니다. 탈북을 한 거죠. 3년 동안 김포 지역에 안착해서 살고 있었는데요. 최근에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고 이 혐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나옵니다. 돌아간 경로가 굉장히 중요한데요. 18일 새벽 2시경에 택시를 이용해서 강화도 월곶이라고 하는 지역에 내렸습니다. 바로 철책 경계 앞쪽인데 군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철책 아래쪽에 배수로가 있었고, 배수로를 통해서 철책 아래, 북측 지역으로 통과했고, 그렇게 되면 한강하구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이 되는데요. 이곳에서 한 4킬로미터 정도를 수영을 해서 북측 지역으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택시에서 내렸던 지점에서 멀지 않은 곳, 월곶에 가방이 하나 유기 돼 있었는데 이 안에서 탈북민 남성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증거물들이 나왔습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자진 월북자’를 매체 보도 형식으로 여러 차례 공개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는 특이하게도 탈북자에 대한 내용보다는 코로나19 감염을 더 비중있게 보도한 것입니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5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까지 소집했습니다.

회의을 통해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격상하고 특별경보를 발령했는데요, 당 정치국 차원에서 비상확대회의가 소집된 것은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입니다.

즉, 탈북자의 월북 이후 대대적인 코로나19 방역 조처를 발표해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는데요.


<최영일. 남> 월남 했다가 월북한 사례, 남쪽에 정착하지 못한 경우들이겠죠? 그런 경우에는 북쪽에서 남쪽 체제를 비방하고 비판하는 선전선동에 많이 이용되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없었던 사례가 아닌데요, 그런데 이번 경우가 조금 다른 것은 이 20대 월북한 남성이 매체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악성 비루스, 북한이 지칭하는 코로나19인데요, 코로나 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된다, 악성 비루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진할 수 있는 석연치 않은 결과가 나왔다, 이렇게 보도하고 있어요.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개성 전체를 봉쇄한 것으로 발표하고 이것이 하필이면 월북한 남성으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을 지금 강하게 암시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진단은 기존의 월북자에 대한 보도와는 판이하게 다르고요.


하지만 북한의 주장처럼 월북한 김 모씨가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김 모 씨는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거나, 확진자와의 접촉 이력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또 김 씨와 왕래가 잦았던  두 명도 '음성' 판정을 받아 월북 전 김 씨가 코로나에 걸렸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김 씨가 북한 내 '코로나19'를 유포했을 가능성을 강조하며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는데요, 따라서 그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한명도 없다고 주장해 온 북한이 월북한 탈북민을 매개로 해서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남측으로 돌리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영일. 남> 북한이 방역과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에 의학적인 역량은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이미 코로나19가 북측 지역에 퍼져 있다면 이것은 무엇보다도 남측의 지원과 협력이 절박한 상황인데, 북한이 갑자기 방역에 대한 의료적인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국면 전환의 계기가 없는 것이죠. 그런데 만약에 남쪽에서 건너온 사람 때문에 개성 지역을 필두로 해서 코로나가 번지고 있다라고 하는 하나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낸다면, 그러니까 남쪽이 책임져라, 남쪽이 방역 문제에 대한 지원과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의료적인 지원을 대대적으로 남쪽이 내놓아야 한다 라고 하는 주장을 하기에 상당히 그럴 듯한 전환점, 계기를 만드는 하나의 보도일 수도 있다는 관측들이 높고요. 그렇지 않으면 그동안 우리가 보지 못했던 이례적이고 특수한 보도를 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는 점에서 상당히 일리가 있는 견해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즉, 북한은 우리 정부의 간접적인 교류협력 제안에 일절 호응하지 않고 있지만, 우리 정부에 코로나19 발생 책임을 전가하면 남측의 대규모 보건의료 분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명분'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인데요.

지난 2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과 같은 인도적 문제는 정치적 문제와 분리해 어떠한 경우에도 중단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 맥락에서 북한은 보건의료 분야 등 인도적 지원을 남북협력 재개의 최우선 순위로 계획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파악하고 남측에 보건의료 협력을 간접적으로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영일. 남> 최근에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이 교체되지 않았습니까? 서훈 국가안보실장 체제에 박지원 국정원장이 업무 시작했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 체제가 됐는데, 우리는 비록 탈북민의 재월북 사태를 통해서 북한이 이런 요구를 해 온다 하더라도 결국은 인도적 지원이 되기 때문에 지원을 할 만반의 준비를 갖춰 나가고 있다고 보고 있고요, 우리 정부는 오히려 기대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북미 교착 상당히 장기화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우리 정부 측에서는 남북 간에 먼저 독자적인 교류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부분을 뚫어야 한다, 이러한 것은 인도적인 지원이 가장 좋기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은 모든 나라가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K방역으로 선도적인 국가 반열에 올라 있다는 말이죠. 그래서 북한이 이러한 역량 부족을 우리에게 요청해 올 시에는 우리는 남북관계를 전환하는데 방역, 보건 지원을 상당히 강력한 지렛대로 쓸 수 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이번 월북자가 3년 전 군 경계를 뚫고 탈북했다는 점을 들어 군의 허술한 경계근무태세를 지적하고 문책까지 예고하면서 이번 사안을 주민과 군에 대해 통제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가능성도 내비쳤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코로나 확진자로 의심되는 탈북민을 핑계로 '최대비상체제'까지 선포한 것은 방역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실제로 대북 제재로 경제난을 겪던 북한 주민들은 방역 조치로 북중 무역이 대폭 감소하고, 외화벌이가 줄어들자 체제에 대한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죠.

이 때문에 코로나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장기적인 경제난으로 쌓인 내부 불만을, 탈북민 탓으로 돌리고 사회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목적이라는 해석인데요.


<최영일. 남> 교류협력에 나서지는 않으면서 비방용 동기로 활용할 수도 있어요. 북한 주민들이 워낙 장기화되고 있는 경제난이라든가 코로나19 방역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피로도 때문에 북한 정권에 대해서 동요하고 있는 부정적 여론이 높아진다면 남쪽 때리기에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거든요. 그래서 봐라, 우리 북에서 남으로 갔던 사람이 귀향을 했는데 전염병에 걸려 돌아왔다. 우리 북쪽은 그동안 방역을 잘하고 있었는데 지금 악성 비루스가 퍼져나가는 상황이 돼버렸다. 남쪽은 나쁘지 않느냐! 하고 북측 주민들을 감성적으로 감정적으로 선전, 선동하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악용할 가능성도 없진 않습니다. 다만 그게 주민들의 어떤 분노감을 외부의 적에게 돌리는 효과는 단기적으로 낼 수 있겠지만 북한의 입장에서 그들이 긴급하고 곤궁한 문제들을 해결해 주는 해법이 되기는 어렵거든요. 일시적인 미봉책일 뿐이지요.


북한은 월북자 김씨가 코로나 의심환자라며 특급 경보를 내리고 개성까지 봉쇄한 상태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특급 경보가 내려진 직후 열린 행사에서도 보란듯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습니다.

지난 27일 6.25 전쟁 휴전 67주년을 맞아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전국노병대회가 열렸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은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안전과 미래를 영원히 굳건하게 담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핵 보유를 정당화하며 국방력 강화 의지를 내세운 것인데, 월북자로 특급 방역 체제를 가동한 이 시기에 왜 이같은 언급을 한 것일까요. 


<최영일. 남> 북한 주민들을 결집시키는, 자 우리는 이렇게 강한 나라다라고 하는 것을 표방함으로써 자부심을 고취시켜서 주민들의 충성심을 재고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 되고,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미국 쪽에 대한 엄포 카드가 됩니다. 이 언급이 나온 시점이 정전 67주년이 되는,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이 맺어지고 이것을 우리는 ‘정전기념일’ 이렇게 부릅니다만 북한에서는 이것을 ‘전승절’이라고 부르는 거죠. 자신들이 미국과 싸워서 이긴 날이다, 그래서 전승절에 노병 대회가 열리는데 결국은 미국과 싸워서 이긴 북한이, 지금도 우리는 건재하고, 앞으로도 세계에서 최강대국인 미국과 맞서서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는, 자위력을 강화할 수 있는, 또 미국이 도발할 수 있는 전쟁을 억제할 수 있는 힘을 보유하기 위해서 영구적으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 이런 메시지를 낸 거거든요. 그래서 하나는 전승절에 내부결속을 위한 메시지, 또 하나는 미국의 대선가도에서 우리의 존재를 무시하지 마라, 라고 하는 대미 메시지 가능성, 이 두 가지가 다 내포돼 있다고 보고요.


그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해 온 북한이 이번 월북자를 명분 삼아 확진자 발생을 세계보건기구에 보고하고 국제사회에 본격적인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지원 요청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북한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북측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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