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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2020-10-15

한반도 리포트

ⓒ YONHAP News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열병식 기념행사를 치렀습니다.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자정 무렵에 진행됐다는 점이 눈길을 끄는데요, 북한은 지금까지 통상 오전 9시에서 10시께 열병식을 진행해 왔습니다. 기상 상황 등을 이유로 오후에 개최되기도 했지만 새벽에 열린 경우는 없었습니다. 

특히 열병식은 군의 전력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의 행사이기 때문에 심야 열병식 개최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야간이라 열병식에 공개한 신형 무기의 식별이 쉽지 않다는 점, 대선을 앞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통일연구원 오경섭 박사의 설명을 들어봅니다.


<오경섭> 사상 처음으로 이례적으로 야간 열병식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열병식을 야간에 진행한 건 여러 가지 정치적 의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북한이 그동안 노동당 창건 75주년 행사를 특색 있게 준비하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고, 이것에 따라서 이번 열병식을 야간으로 준비한게 아닌가 이런 분석이 있고요. 그렇게 분석하는 이유는 이번 열병식에서 불꽃놀이나 발광다이오드, 드론을 활용해서 심야에 여러가지 볼거리가 있는 축제형식으로 열병식을 진행했기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이런 분석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을 자극함으로써 북미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미국을 의식해서 주간 열병식을 진행하지 않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새벽 12시 열병식 행사를 진행하고 나서 19시간 후에, 그 날 당일 오후 7시에 편집 방송을 한 것으로 그렇게 판단되고 있습니다.


이번 기념식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눈물'이 큰 화제입니다. 

김 위원장은 북한 주민들을 향해 "진정 우리 인민들에게 터놓고 싶은 마음 속 고백은 '고맙습니다' 한마디 뿐"이라며 거듭 감사의 뜻을 전하며 급기야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공개석상에서 눈물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요,

김 위원장은 연설 중 국가적 어려움을 언급하고 "면목이 없다"고 발언하면서 자신의 정책 실패를 솔직히 인정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일성, 김정일 선대처럼 완전무결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리더십을 택하지 않았는데요, 눈물의 공개연설을 두고 진정성에 대한 평가가 다양합니다.


<오경섭> 이번 김정은 공개 연설은, 첫번째는 방역 전선과 자연재해 복구 전선에서 헌신하는 인민군 장병에게 감사하는 인사가 담겨 있고요. 두 번째는 경제제재, 코로나19 방역, 자연재해 복구로 인해서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인민들에 대한 감사 인사가 포함돼 있습니다. 세 번째는 북한 군사력 증강을 과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고요. 네 번째는 북한 인민들에게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미래를 약속하는 그런 내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울먹이고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는데요, 김정일 때까지만 하더라도 최고 지도자들은 완전무결한 전지전능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인민들에게 사과를 하지 않아도 사회를 통제하고 인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김정은이 들어오면서 대북 제재나 코로나19, 자연재해 이런 게 겹치면서 경제 상황은 굉장히 심각한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민들의 지지를 북한 정권이 끌어내기 위해서는 이제는 최고 지도자가 인민들에게 사과도 하고 잘 하겠다고 얘기도 하고, 이런 식의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정치적 상황으로 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이 눈물을 보이면서 인민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리더십으로 바뀌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고, 앞으로도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공개 연설을 통해 이례적인 대남 유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합니다"라며 우리측에 공개적인 유화 메시지를 표명했는데요.

내부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열병식 연설에서 이례적으로 대남 메시지가 나왔고, 특히 김 위원장이 육성으로 직접 밝혔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관계를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읽히고 있습니다.


<오경섭>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서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나 어업지도 공무원 사살 사건을 일으킨 상황에서 이런 김정은의 발언은 남북관계 관리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발언을 한 게 아닌가 생각되고요. 특히나 중요한 건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집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대선이 어떻게 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앞으로 북미 관계에서 상황 관리를 해나가는 데서 한국 정부를 활용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관계를 일정하게 관리하려는 차원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고 볼 수 있겠고요. 두 번째로는 어업지도원 사살 사건으로 인한 책임에서 북한이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같은 경우는 앞으로 백신이 개발될 경우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서 한국에 지원도 필요하기 때문에 남북관계에 일정한 관리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판단이 됩니다. 북한이 이유가 어떻든 간에 강경한 대남 메시지를 내놓는 것 보다는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는 것이 앞으로 남북관계를 복원해 나가는 과정에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겠죠.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메시지를 내놓고 미국을 겨냥한 강경 메시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한의 핵 역량 강화에 대한 우려는 높아졌습니다.

북한은 노동당 창건일 기념 열병식에서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 등 신형 무기들을 대거 공개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불과 5년 전 바로 이 장소에서 진행된 당 창건 70돌 경축 열병식과 대비해 보면 우리 군사력의 현대성은 많이도 변했으며 발전 속도를 쉽게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첫 공개한 신형 ICBM과 SLBM은 탄두부에 핵탄두 2, 3개가 들어가는 ‘다탄두 미사일’ 형태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인데요.


<오경섭>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것은 신형 ICBM입니다. 이게 이동식 발사차량이 11축 22개의 바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신형 ICBM이 이렇게 길이와 폭이 커진 것은 탄두 중량을 늘리는 데 중점을 둔 것이라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번 신형 ICBM은 두세개 이상의 탄두를 장착해서 한번 발사해서 미국의 두세개 도시를 동시에 공격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그렇기 때문에 핵 능력이 상당히 향상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SLBM, 북극형 4형을 공개했는데, 개발을 거의 완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북한의 신형 잠수함에 완전히 탑재할 수 있는 형태로 길이가 작아진 SLBM을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대남 정밀타격 전력인 신무기 4종 세트를 공개했습니다. 초대형 방사포가 공개 됐고요. 직경이 약 600mm급으로 최대 사거리가 약 400킬로미터 정도입니다. 그 다음에 대구경 조정 방사포라든가 북한판 이스칸다르로 불리는 KN 23 미사일, 그리고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 이런 미사일들을 공개함으로써 핵 능력을 계속 북한을 증진시키고 있다는 것과 정밀 무기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면서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알 수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형 무기 공개와 관련해 "전쟁 억제력이 결코 남용되거나 절대로 선제적으로 쓰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신형 무기 공개는 미국의 대북 제재에 맞서 기존에 천명했던 '자력갱생-정면돌파'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한반도 긴장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임을 여실히 보여준 대목으로 분석됩니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도 한발 앞서 나가기엔 조심스러움이 감지됩니다. 


<오경섭> 정부는 한반도 평화구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남북한 종전 선언을 통해서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자 이런 내용입니다. 북한이 이번 이번에 신형 ICBM 이나 SLBM을 공개하면서 핵 미사일 능력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미대화가 진행되더라도 북핵 문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북미 관계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반도 프로세스도 진전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도 남북관계에 대해 코로나19 위기가 끝난 후에 남북한이 손을 맞잡은 수 있길 기원한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코로나19 위기가 언제 끝날지 아직까지는 불확실하게 때문에 이때까지는 남북관계 복원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생각되고요. 그리고 특히 남북관계 개선의 가장 중요한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북미대화가 미 대선 이후에나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미국 신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여러 가지 외교안보 라인을 재정비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사실상 북미 대화도 당분간은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진 북한은 앞으로 내년 1월 예정된 제8차 당대회까지 경제 성과 내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열병식에서 경제 실패를 자인한 만큼 내년 당 대회 때 선전할 성과가 절실하기 때문인데요.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제7기 제19차 당 정치국 회의에서 80일 전투를 벌이기로 전격 결정했습니다. 올해 경제성과를 소개할 내년 당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경제 재건에 총력전을 펼치자는 의도입니다. 

‘축제’는 끝나고 ‘고된 노동’의 시간이 시작된 셈입니다. 


<오경섭> 열병식 전에도 경제상황이 대단히 어려웠고, 열병식 이후에도 경제상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는 대단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김정은이 지난 10월 5일 제 7기 제 19차 당 정치국 회의에서 80일 전투를 벌이기로 전격적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내년 8차 당대회가 1월에 열리기로 예정돼 있는데 80일 전투에 총 매진하자 이렇게 하면서 군중대회를 북한에서 벌이고 있습니다. 결국 80일 전투는 인민들의 노력 동원과 자력갱생을 통해서 경제발전을 한다는 내용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당에서 호소하고 있기 때문에 80일 전투 기간에 여러 가지 경제 건설 현장에 동원돼 노동력 동원을 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고요. 이런 과정은 북한 주민들에게는 노동력 동원으로 인해서 상당히 어려운 고난의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있고 실제 노력 동원을 한 만큼 경제 발전이나 인민생활 향상의 성과는 그렇게 크지 않은 상황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화려하게 노동당 창건일 기념식을 마친 북한이 내년 1월 8차 대회까지 '80일 전투'를 통해 총돌격을 선언했지만 그때까지 성과를 내기는 부담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미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북미 관계가 풀리지 않고 전방위 제재 압박이 계속된다면 경제 건설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밖에 없을텐데요.

앞으로 북한이 내년 1월 8차 대회때까지 어떤 전략을 이어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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