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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 고위층 망명

2020-10-29

한반도 리포트

ⓒ KBS

2018년 11월 이탈리아에서 잠적한 뒤 미국 등 제3국 망명설이 나왔던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한국으로 망명한 사실이 이달 초에 확인됐다. 북한 고위 외교관이 귀순한 건 2016년 8월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이후 3년 만인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후 대사급의 망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과거 해외 공관에서 근무하던 북한 외교관들의 망명 사례는 수 차례 있었다. 북한 고위층의 망명 이유와 사례를 오현종 변호사와 살펴본다. 


이어지는 북한 고위층 망명 

1991년 북한 외교관으로 첫 망명한 고영환을 비롯해, 96년 아프리카 잠비아 주재 북한대사관 3등 서기관인 현성일 씨가 부인과 망명한 바 있다. 이외에도 적지 않은 수의 북한 고위층이 망명하고 있다. 북한 고위층의 망명 사례를 오현종 변호사로부터 들어본다. 


“북한 외교관으로 첫 망명한 분은 고영환씨가 있습니다. 이분은 91년 6월에 아프리카, 콩고 주재 북한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근무하다 한국으로 망명을 했는데요. 북한에 있었을 당시에는 정무원 외교부에서 과장을 역임하고 아프리카 지역의 외교관을 지내다가 1991년에 대한민국에 망명했습니다. 망명한 뒤에도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으로 근무 하기도 했고요, 최근에도 한국 종편 시사 프로그램의 북한 전문 패널로 자주 출현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96년 1월에도 아프리카 잠비아 주재 북한대사관 3등 서기관인 현성일 씨가 부인과 함께 망명한 적이 있습니다. 현성일 씨 같은 경우는 부인 최수봉 씨가 대사에게 뺨까지 맡는 등 수모를 겪고, 현지 한국대사관을 통해 망명을 해버리자 부인에 대한 문제 때문에 북한에 붙잡혀 들어가게 될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본인 신변의 위협을 느껴서 부인을 뒤따라 망명을 단행했다고 하고요. 현성일씨 같은 경우는 아버지가 당 고위 간부라서 큰 충격을 줬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2016년에, 잘 알려진 대로 영국 대사관 태영호 공사가 한국으로 망명한 적이 있습니다. 특히 태영호씨 같은 경우에는 탈북민 최초로 국회의원 후보로 나와서 당선까지 되었습니다.“


이외에 우리나라가 아닌 제3국을 택한 북한 외교관도 있다. 1997년 8월에는 장승길 이집트주재 북한대사와 그 가족이 미국으로 망명했다, 북한 최고위급 외교관의 첫 서방세계 망명이어서 매우 큰 파장을 일으키고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었다.


선망의 직업인 북한 외교관의 탈출 러쉬, 이유는?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외교관들은 북한 사회의 특권 계층으로서 주민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 게다가 해외공관에서 근무하게 될 경우 통제사회인 북한에서 거의 유일하게 나라 밖 구경을 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외교관에 대한 직업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

그런데 왜 이들은 망명을 선택하는 것일까? 덴마크·스웨덴 공관 근무를 거쳐 영국대사관에서만 10년을 일했던 태영호 전 공사가 망명한 동기에 대해 당시 통일부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과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교관들 같은 경우에는 타국에 나와 살기 때문에 민주주의나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노출되어 있어서 북한 내부의 현실과 서방세계 나라들의 현실이 비교적 선명하게 비교되고 와 닿았을 겁니다. 특히 태영호 공사 같은 경우에도 외국에 있는 동안만큼은 한국 TV 프로그램이나 영화에도 쉽게 노출될 수 있어서 아무래도 자기 생각이나 이런 걸 변화시키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하고요. 다른 이유로는 김정은 체제 아래에서 북한의 참담한 현실을 깨닫고 망명을 결심한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폭압적인 공포정치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숙청이라든지 공포정치 아래서 고생하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이런 현실이 바뀌기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망명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고요. 또 자녀들의 교육문제, 자녀들이 평양으로 돌아갔을 때 적응하는 문제, 본인과 본인 다음 세대가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평양으로 복귀하는 것보다는 서방 세계나 한국으로 망명해 사는 게 더 좋지 않겠는가 그런 이유도 있다고 합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개방된 사회에서 교육받은 젊은 자녀들의 가치관의 변화 또한 북한 외교관들이 현실적 선택의 기로에 서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또 다른 이유도 분석되고 있다. 북한 외교관들은 북한 사회의 엘리트 계층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해외 주재국에서 생활하기에 처우와 근무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고 한다.


주민 동요에 신경쓰는 북한 당국 

북한 외교관들의 망명 사례가 끊이지 않는 것과 관련해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동요와 국제사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지난 2016년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한국 망명을 계기로 북한 당국은 탈북을 막기 위해 북·중 접경지역 감시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2017년 2월년 13일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당한 후 해외에 있는 외교관과 주재원의 망명을 경계해 상호 감시를 강화하고 서로 밀고하라는 훈령을 내리기도 했다.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리대사의 국내 입국에 대해     북한 당국은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안 그래도 얼어붙은 남북 관계에 조 대리대사의 망명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북한 외교관들의 망명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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