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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의 남한 비난 기사 내용과 그 의도

2020-11-05

한반도 리포트

ⓒ YONHAP News

북한이 우리 정부를 향해 연일 비난 메시지를 내놓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9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미국 방문을 비판한데 이어 30일에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 주민 관리를 못 한 남측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으로 침입한 남측 공무원이 북한 군인의 단속에 응하지 않아서 벌어진 우발적 사건이라는 점도 강조했는데요.

이종훈 시사평론가의 설명을 들어봅니다.


<이종훈> 공무원 피격사건 발생하고 나서 9월 25일에 사과를 하면서 불법 침입자였고, 도주 정황이 드러나서 사살했고, 하지만 시신을 불에 태우는 않았다는 이런 내용이 핵심이었던 건데요. 10월 30일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는 여전히 본인들이 입장을 다시 한 번 설명을 하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다만 시신을 찾아서 가족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지만, 안타깝게도 결실을 보지 못했다고 얘기하면서 하지만 불법 침입이었고, 단속에 응하지 않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그러면서 결국 자기측 주민을 제대로 관리 통제하지 못해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에 이 불행한 사건을 초래한 책임은 남측에 우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점을 강조하고 있는 그런 부분이 눈에 띄는 그런 상황입니다.


북한은 이처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거론하며 우리측 야당인 <국민의 힘>을 직접 겨냥했습니다.

통신은 보도를 통해 야당과 보수 세력이 사회적 혼란을 조성하는데만 날뛰고 있어 북남 사이에 불화의 구름이 걷히지 못한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반면 우리 정부나 청와대를 향한 비난은 없었습니다. 

이날 보도의 제목이 '남조선 보수 패당의 계속되는 대결 망동은 더 큰 화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 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북한은 이날 보도를 국민의 힘을 비롯한 '보수 세력'을 비난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종훈> 우리 정부를 직접 겨냥 하기보다는 지금 보수 세력을 겨냥한, 국민의 힘을 겨냥한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왜 그럴까를 생각해 본다면 이게 자칫 국제적인 인권문제, 인권 이슈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려고 싶은 그런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국민의 힘 입장은 북측이 공무원을 사살하고 나서 불에 태우는 그런 만행을 저질렀고, 그 진실을 숨기고 있다, 이런 얘기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최근 유엔 인권 특별 보고관 역시 만약 북측이 발견 즉시 사살을 했다고 한다면 이건 국제인권법 위반이다. 이렇게 지적하기도 했단 말이에요. 그래서 향후 북미대화도 진행되고 할 텐데, 그때 혹시 인권을 중시하는 미국 정부가 이 점을 제기하면서 북미 대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것에 대한 우려, 그런 것이 국민의 힘을 특히나 견제를 하려고 하는 기본적인 이유가 아닐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같은 보도 전날인 29일, 같은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미국행 발언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남조선의 청와대 국가안보실 실장이란 자가 비밀리에 미국을 돌아다녀 지저분하게 놀아댔다"며 매우 거친 표현을 썼는데요,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총괄해 온 서 훈 실장을 직접 겨냥해 비난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이종훈> 서 훈 안보실장이 미국 방문하고 그 과정에서 뭐라고 얘기를 했냐면, 비핵화와 종전선언 따로 놀 수 없다, 이렇게 입장을 밝혔단 말이에요. 그래서 북한으로서는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을 기대했는데 결국 한미 간의 의견 조율 과정을 거쳐 결국은 비핵화를 전제로 한 종전선언, 미국이 그동안 고수했던 그 원칙에 다시 우리 정부도 동의를 한 게 아닌가. 그렇다면 북한으로서는 뭔가 기대했다가 실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거죠. 그래서 맹비난을 한 것으로 이렇게 보입니다. 방송에서 말씀 드리기 민망할 정도의 그런 표현을 썼죠.  북미 대화 재개가 얼마 안 남았다는 걸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대선이 끝나면 곧바로 북미 대화 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요. 그를 위해 미국에 대한 압박,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 이런 거를 더 강화를 하는 거죠.


11월에 들어와서도 북한의 대남 비난은 계속됐는데, 특히 한미동맹을 두고 강한 비판을 가했습니다. 

북한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1일, 한국 정부가 “혈맹이라는 미국으로부터 갖은 모멸과 냉대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2일 한국의 사드 추가 배치 가능성에 대해 “남조선 군부가 미국과의 군사적 결탁에 열을 올리며 무모하게 놀아대고 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한미 공조를 비판하는 것은 차기 미 행정부와의 대화 재개를 위한 전략을 찾는 과정으로 보이는데요, 


<이종훈> 북한의 우리 남한 정부에 대한 대응책이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통미봉남, 미국과 직접 대화를 하고 가능하면 남한 정부가 이래저래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 시키겠다, 이거거든요. 하지만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의 입장은 다른 거죠. 미국 정부 입장에서도 어떻게든 한국 정부를 중간에 끼어 넣어서 뭔가 역할을 하게 함으로 해서 북측이 주도해 나가는 상황을 자꾸 견제하는, 이런 서로 전략상의 차이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북한 같은 경우에는 북미대화가 재개되면 한국 정부가 자꾸 운전자론이니 뭐니 하면서 중간에 뛰어드는, 간섭해 들어오는 그 상황 자체를 가능한 한 최소하 하는 거예요. 북미 합의의 큰 틀이 결정되고 나면 남한 정부는 어떻게 보면 종속 변수에 불과한 것이고, 남한 정부는 이런 북미 관계가 개선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여러 가지 자금이라든가 이런 것을 대는 역할, 그런 것만 하면 된다, 이게 북한의 기본 생각인 겁니다. 그래서 당연히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 사이에도 약간 이간지계를 쓰는 거죠.


이같은 비난 기사가 역설적으로 남북관계의 파국을 원하는 것이 아닌 복원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북한이 통상 미국 대선을 전후로 시행했던 미사일 시험발사 대신 선전매체 비난 기사로 상황관리에 나선 것으로 북한 나름대로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앞으로도 북한은 내년 1월, 8차 당대회를 열어 대미 전략을 확정지을 때까지 수위 높은 도발은 자제하고 미국의 새 정부 추이를 관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종훈> 여전히 북미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찌 됐건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어느 시점엔가는 있을 것이고, 거기서 뭔가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랬을 때 북한은 그때 원하는 걸 다 얻어야 되는 겁니다.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을 너무 몰아 세워서 판 자체가 깨지는 상황, 이것은 북한이 원하는 바가 아닌 거죠. 협상을 통해 어찌됐건 뭔가 최대한 얻어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라든가 핵실험 재개 라든가 이런 것을 했을 경우에는 미국이 그때부터는 더 압박 전략으로 나올 수밖에 없고, 대화는 상실돼 버리는 거죠. 그래서 위기관리 차원에서 그렇게 했던 것이고, 특히 미국 대선 이전에 대화를 기대했을 것이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국면에서 상황관리가 필요했던 거죠. 그래서 직접적인 도발을 자제했던 것으로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 차기 행정부의 입장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그때까지는 북한도 상황 관리에만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너무 극단적으로 파국을 유래할 수 있는 그런 초강경 대응, 그런 것은 자제하면서 지켜볼 가능성이 높지 않나 생각합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연일 계속되는 대남 비판 기사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연평도 공무원 피살사건에 대한 북한의 남측 책임 주장에 대해서는 다소 간결한 반응을 보였는데요, 

국방부와 통일부는 "북한의 사실 규명과 해결을 위한 노력이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며 "이를 위해 남북 간 소통을 위한 군 통신선의 우선적 연결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북한의 대남 비난이 도를 넘는다면 우리 정부도 강경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종훈> 문재인 정부에서는 그동안 어찌됐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보니 온건한 전략 위주로 해 온 건데 사실은 강경 전략도 결합을 어느 정도는 시켜야 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강경 전략이라고 해서 우리가 군사행동을 한다거나 이렇게 갈 수는 없는 거죠. 결국 메시지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북측도 우리에게 한쪽으로는 자기네들이 불만족스럽게 여겨지는 부분에 대해서 서훈 안보실장에 대해서도 비난했듯이 그렇게 맹비난을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남녘 동포들에게 사과한다, 이런 표현도 간혹 사용하고 이런 식으로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결국은 메시지로 어떻게 우리의 강경한 입장을 때때로 표현해 주느냐, 이게 중요하겠죠. 서훈 안보실장에 대해서 북측이 예를 들어 그렇게 강력하게 맹비난을 하면 서훈 안보실장이 미국에 가서 한 행보에 대해서 어느 정도 해명을 하면서 동시에 맹비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도 강하게 맞받아치는 이런 식의 전략, 그런 식으로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 부분이 우리가 앞으로 계속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미 대선 투표가 마무리 됐고 대선 결과의 윤곽이 나오면서 북미 대북 정책의 셈법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연일 쏟아내던 북한의 대남 기사가 줄어들지, 앞으로의 대남 메시지는 어떻게 변화할지, 미국의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북한의 움직임을 계속 주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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