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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바이든 새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과 우리 정부의 대응 전략

#화제의 초점 l 2020-11-12

목요진단 한반도

ⓒ YONHAP News

미국의 제46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조 바이든 당선인은 내년 1월 20일부터 시작되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상적인 출범을 위해 본격적인 정권 인수절차에 나섰는데요, 조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으로 한반도 정세에도 큰 변곡점이 생겼습니다. 

북미 협상에서 정상간 합의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탑다운 접근은 사라지고, 실무협상에서부터 시작하는 바텀업 접근이 예상되기 때문인데요. 

실무회담으로 시작해 고위급회담을 거쳐 비로소 정상회담까지 가는 바이든의 버텀업 방식은 정상간의 만남에 시간이 걸리다 보니 북미관개선의 속도가 더뎌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든의 승리는 북한에 불리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이승원 시사평론가의 설명을 들어봅니다. 


<이승원> 트럼프는 워싱턴 정치인도 아니고, 공화당 내에서는 인정받지 못했던 철저한 이단아 정도로 표현이 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시도하지 못했거나 혹은 경험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국내 정치를 주도해 왔었죠. 그런데 역설적으로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발상을 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2018년,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한 바가 있었죠. 그런데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 당선인은 전형적인 워싱턴 정치인이고 상원의원만 30년 이상을 했습니다.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도 바이든은 비판 성명을 낼 정도로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고, 스스로 실무자들에게 협상 권한을 먼저 주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습니다. 톱다운 방식은 불안하긴 하지만 확실한 그런 방식이라면 기존의 미국 정부가 선호했던 버텀업 방식은 상당히 시간이 걸리는 게 사실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북한이 바이든을 더 좀 불편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의 부통령을 지냈기 때문에 오바마 대북정책을 이을 것이라는 시각이 큽니다.

실제로 바이든 당선인이 오바마 행정부 당시 긴밀하게 호흡을 맞췄던 전직 각료들을 대거 중용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렇다보니 경제적 제재와 압박으로 북한의 핵 포기를 기다린 오바마의 대북정책, ‘전략적 인내’를 가져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오바마 정부 때와는 달리 현재의 환경이 다르다는 점에서 전략적 인내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은데요,

북한이 오바마 정부때와는 다르게 사실상 핵을 보유한 상황인 만큼 철저한 검증과 실무협상 등을 통해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전략적 인내’ 기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 밝혔는데요,


<이승원> 지난 2012년 오바마 정부 당시의 유일한 합의라고 할 수 있는 2.29 합의를 한 바 있었습니다. 그때 바이든은 부통령이었고요. 2.29 합의 주요 내용은 북핵을 동결하는 대신 식량 지원을 하겠다는 게 골자였습니다. 그러나 두 달도 안돼서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했었죠. 두 달 만에 2.29 합의가 파기 되는 그런 파국으로 흘러 갔는데요. 그때 미국 입장에선 당연히 북한을 더 불신하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쨌든 바이든 정부도 전략적 인내 방식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이 나오는데요. 그런데 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죠. 왜냐하면 북한 같은 경우는 지난 2017년 11월 29일에 ICBM 발사하면서 핵 국가 완성을 선언했습니다. 그만큼 미국에 더 위협적인 기술을 개발해 왔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바이든은 외교 전문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에 어떤 돌파구를 마련하는 외교적인 전략을 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바마 3기 시작이라고 하지만 대북 문제에 있어서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같은 대북기조의 변화가 점쳐지는 가운데 바이든 새 정부에서 북미정상이 만날 수 있을지. 이 부분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바이든 당선인과 김정은 위원장은 과거 원색적인 비난을 주고받은 껄끄러운 사이입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유세 기간 동안 김정은 위원장을 여러 차례 "독재자", "폭군"이라고 표현했고 북한 역시 바이든 당선인을 "집권욕에 환장한 미치광이"라며 원색적인 모욕을 서슴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닙니다. 

북한은 2017년 9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지만 이후 태도를 전향해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연 전례가 있고,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달 22일 미 대선 마지막 TV 토론을 통해 북한이 핵능력을 축소한다면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승원>결론 먼저 말씀드리면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바이든 당선인이 최근 언급했던 핵능력 축소, 이 부분은 북핵 협상의 끝에 나와야 되는 결과물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다는 건 대화를 안 하겠다는 것과 비슷해서 저는 특별히 의미를 찾지 못합니다. 북한이 이 전제조건을 받고 협상장에 나올리가 없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후보가 그동안 독재자는 안만나겠다... 김정은, 푸틴에 대해 굉장히 엄청난 비판을 해왔는데요. 과거에 발언에 비춘다면 기존 발언보다는 일부 진전된 것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하게 그동안 잘했던 건 꼽으라면 아마 북미정상회담을 꼽을 겁니다. 이 모든 일이 처음이 어렵지만 두 번 세 번 하기는 비교적 쉽고, 그런 맥락에서 트럼프는 일종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게 사실이죠. 바이든 대통령도 외교적 평가를 위해서 임기 후반 경에 정상회담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클린턴 대통령도 임기 마지막에 평양에 갈 생각을 세우고 있었고요, 부시 대통령도 2기 행정부 때 종전선언, 평화협정에 대해서 언급을 했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예를 보더라도 바이든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바이든 새 정부가 북핵 문제를 주요 정책 우선순위에 두지 않을 가능성입니다.

대다수의 북한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는 북한 문제가 최우선 순위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코로나19, 경제, 인종 차별 등 국내 문제가 최우선으로 다뤄질 것이고, 외교·안보 정책에서도 북핵 문제보다는 미국의 신뢰 회복과 동맹 강화 등을 먼저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핵 협상에 시간을 지체한다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질 우려도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북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경우 북한은 이른바 ‘위기조성 외교 카드’를 꺼낼 수 있는데요.


<이승원> 바이든 정부의 대응이나 태도에 따라 언제든 도발할 수 있겠죠, 북한은 항상 그런 패턴을 보였으니까요. 예를 들면 오바마가 2009년 1월에 취임을 했구요, 4월에 프라하 선언, 핵감축 내용을 담은 연설을 준비하고 있을 때 하필 그 시간에 북한은 로켓발사를 합니다. 본인들은 인공위성이라고 했죠. 그리고 곧 핵실험을 했고요. 또 2013년 두 번째 취임 직후에는 3차 핵실험을 합니다. 북한은 자기네들 마음에 들지 않거나 혹은 협상을 위해 관심 끌기를 원할 때 항상 극단적인 도발을 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당시는 민주당 오바마 정부에 대해 기대가 높았기 때문에 더욱 도발을 일삼은 측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오바마 정부 8년 동안 북한은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죠. 엄청난 제재가 쏟아졌기 때문에. 그래서 당시 일종의 학습 효과로 인해서 이번 바이든 정부에서는 도발의 빈도와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요. 그때처럼 똑같이 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편, 대선 패배에 불복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사권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있습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경질로 외교·안보 라인에 공백이 생기면서 국정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 관리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말 상황에서 이란이나 북한과 같은 국가에 대해 비밀 작전을 개시할 수 있다는 걱정도 있습니다. 임시직인 밀러 대행이 군부를 장악하기 힘든 점을 이용해 전권을 휘두를 수 있다는 얘긴데요,

트럼프 임기 말, 미국이 북한에 대해, 혹은 북한이 미국에 대해 어떤 특별한 제스처를 보일 가능성이 있을까요. 


<이승원> 저도 불안하긴 합니다. 특히 국방장관을 경질한 대목에서는 걱정된다는 생각이 들고요. 당장 지난 수요일 11일에는 이란 제재 조치를 추가적으로 발표했습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자신의 남은 임기 한 두 달 동안 자신이 갖고 있는 권력을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보이고 있는 거죠. 일각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얘기하고 있고, 완전히 배제하기도 어려운 게 사실인데요. 다만 트럼프 스스로 지금 대선 불복 전략, 연방 대법원까지 끌고 가려고 하는 전략이 있고, 또 퇴임 이후 다양한 소송을 준비하는 굉장히 극한적인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일각에서 얘기하는 물리적인 군사적 충돌이랄까, 비밀 작전까지 가기에는 본인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내부적으로 많기 때문에 거기까지 갈 지는 미지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바이든 새 정부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정권 교체라는 커다란 변수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에 따른 우리의 중재자 역할이 한층 더 중요해 진 시점입니다. 


<이승원>바이든은 외교 전문가이자 뼛속까지 정치인입니다. 29살부터 시작해 36년간 워싱턴에 있었죠. 때문에 어떤 파국으로 끌어가지 않기 위해서 외교적인 노력을 할 거라고 봅니다. 그것이 오바마와는 조금 다른 것이고 동시에 오바마 정부 8년 동안의 학습효과라고도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결국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봅니다. 우리 정부의 분명한 의지와 외교력이 바탕이 됐을 때 미국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고, 그들의 대북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다행히 바이든은 동맹을 강조하고 있죠. 동맹얘기를 들어주고 협력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가져가겠다는 건데요.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뭔가 대북정책에 대해서 어떤 포용정책을 주장한다면 바이든 정부도 안 들어줄 수는 없을 겁니다. 그리고 당장 문재인 정부는 종전선언에 대해서 굉장히 우선순위를 두고 있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우리 정부가 지금 시간이 많지 않아서 훨씬 더 많은 외교력을 기울여야 되는 그런 시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외교 전문가였던 바이든의 진지한 대북 태도는 트럼프 행정부의 즉흥적 접근에 비해 안정감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가 김대중 정부와 긴밀히 공조하며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켜 온 전례로 볼 때 바이든 시대를 맞아 한국 정부의 주도성이 더 커질 수도 있겠는데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미국과 북한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며 한반도 정세를 관리하는 현명한 방안을 고민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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