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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의 소설

# 클로즈업 북한 l 2021-01-14

목요진단 한반도


작년 말, 북한 문학계에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북한 작가 백남룡의 소설 <벗>이 미국의 도서관 전문 매체 <라이브러리 저널>이 선정한 ‘2020 올해의 책’ 세계문학 부문에 뽑혔다.  

1988년 발표된 <벗>은 임마누엘 김 조지워싱턴대 교수가 영문판으로 번역해 

지난해 4월 미국에서 출간됐다. 이 작품은 북한 예술단에서 성악가로 활동 중인 젊은 여성이 남편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연과 그로 인해 판사가 자신의 결혼생활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데일리NK 강미진 팀장과 ‘북한의 소설’에 대해 알아본다. 


미국, ‘2020 올해의 책’에 뽑힌 북한 소설 ‘벗’

먼저, 북한 소설 ‘벗’에 대한 소개를 강미진 팀장으로부터 들어보자. 


“‘벗’은 1960년대 이후 북한에서 창작된 문예물 중 이혼 문제를 처음으로 다룬 소설입니다. 이혼을 다룬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발표 당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주목을 많이 받았습니다. 2011년 프랑스에서 번역이 돼서 출간 됐다고 하는데요. 남북한을 통틀어서 가장 많이 팔린 그런 코리아 소설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드라마, tv 연속극 <가정>으로 각색돼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게 애초에는 당초 10부작으로 예고가 됐는데 9부작으로 방송이 중단됐고 드라마 내용을 둘러싸고 좋은거냐, 나쁜거냐, 이 내용은 나쁘다. 이렇게 논란이 좀 계속되면서 그 여파가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소설 <벗>의 작가인 백남룡은 1949년생으로 북한에서 손꼽히는 유명 소설가이다. 북한 문단의 등용문인 《조선문학》을 통해 1979년 「복무자들」로 데뷔한 이후 현재까지 20여 편의 중편과 단편들을 끊임없이 발표하고 있는데, 그의 발표작들은 대부분 ‘문제작’으로 꼽힌다. 주민들의 현실적인 실생활과 사실적인 감정 표현이 주된 소재로 다뤄졌기 때문이다.  

소설 <벗>역시 북한 사람들의 일상 생활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소설가 백남룡 작가에 대한 설명을 강미진 팀장으로부터 들어본다.


“함경남도 함흥시 성천강 구역의 강화동에서 출생 했고요. 1966년에 함흥 고등 기계 전문 학교를 졸업하고 10년간 장자강 기계 공장에서 노동자 생활을 했습니다. 백남룡 작가의 작품들은 대개 자신의 노동자 생활 등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구체적이고 생체 문학적인 형상화를 이뤄낸 것이 아닌가, 작가가 현장에서 일을 하면 그 현장을 속속들이 세분화하고 개편할 수 있거든요. 그런게 작품에 녹아있는 것 같습니다. 백남룡 작가 소설에는 북녘에 사는 동포들의 인간적 고민과 사연이 녹아 있다보니 북한 주민들의 실생활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고 해요. 그리고 서술 방식도 여느 북한 소설처럼 체계적이고 상투적이지 않은, 자유로운 그런 면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간과 삶에 대한 그런 문제를 참으로 진지하게 던져주고 있는데요, 문제 해결 방식 또한 독자가 소외 되거나 지도 받는 형식이 아닌 고민을 통한 입지점을 모색해 나가는 방법으로 글을 썼습니다.”


지도자 업적 미화, 체제 선전용 작품이 주류 이뤄

그런데, 백남룡 작가 역시 지도자들의 업적이나 체제 선전을 위한 작품 활동을 했다. 백남룡 작가는 4·15문학창작단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을 대표하는 4·15문학창작단은 최고지도자 일가의 영웅적 행적을 작품화하기 위해 조직화 된 창작 집단으로, 백 작가는 1980년대 후반부터 4·15문학창작단에 소속 돼 여러 편의 지도자 찬양 작품을 썼다. 지난 10월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업적을 다룬 첫 장편소설 ‘부흥’도 발표했다. 

이처럼 북한의 소설가들은 지도자의 업적을 미화하거나 체제 선전에 기여하는 작품을 쓰는 경우가 많다. 특히 김정일 시대에는 지도자의 선군혁명 업적을 문학 작품에 반영하는 선군 문학이 발달했다.  


“북한 문학은 주로 ‘수령 형상 문학’ 형식이 좀 많은데, 수령에 대한 충실성, 당에 대한 유일 사상 체계 확립, 이것을 통해서 수령의 형상을 창조하는 문학을 일컫습니다. 특히 김정일 시대에서는 문학의 발전도 ‘선군 문학’이라는 모습으로 많이 발전을 했고요. 선군 문학이라는 것은 군의 위상을 절대적으로 여기는 동시에 김정일의 선군혁명의 업적을 작품에 반영한 그런 문학이죠. 1990년대 북한의 문학은 동구권 사회주의 붕괴라든가 고난의 행군으로 인한 경제난, 이런 게 많이 언급이 되기도 합니다. 그 때 이 모든 난관을 돌파하고 북한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주민들을 하나로 묶어 세우기 위해서 선군사상, 선군정치, 이걸 내세우면서 군대를 모든 부분의 앞에 내세우고 국방공업 발전도 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이러면서 경제와 체제 안정을 어느 정도 되찾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문학 분야에서 선군문학이 등장한 거죠.”


김정원 위원장 집권 이후, 달라진 소설 방식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하면서 지도자를 찬양하는 소설 방식이 달라졌다.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는 주로 지도자의 권위에 기대는 작품이 많았는데,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만의 독자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다. 선대의 강성이미지 대신 친근한 지도자라는 부드러운 지도자상을 내세웠고, 이는 김정일의 선군 담론에 피로해있던 북한 주민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예를 들어 북한 작가 김하늘이 2012년 3월 '조선문학'에 발표한 소설 '영원한 품'을 보면 김정일 사망 후 추위 속에 추모하러 나온 군중에게 김정은이 따뜻한 물과 솜옷을 공급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지도자를 그리는 북한의 수령 형상 문학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에 추모와 권력승계의 합리화에 주력하다가 김정은 위원장 통치가 본격화되는 2010년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친근한 지도자 상으로 부각한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주의 현실 주제 문학에서도 인민생활 향상 담론이 나타나는데요. 김정일 시대와 달리 군대 최우선 원칙에서 조금 벗어나서 주민들의 일상생활이라든가 경공업 발전이나 오락시설 신축, 또 주택건설 이런데 치중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시대에 들어서면서 농업분야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북한이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또 볼 수 있고요. 예를 들어 제가 알고 있는 소설중에 <이 땅을 사랑하라>는 주인공이 대대로 농사를 지어 온 땅이 물길 설계로 인해 없어질 위기에 처하게 되면서 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결국 땅을 지켜 낸다는 그런 내용이 이거든요.”


문학계, 남북한 소설 교류 활발해지길 기대

그렇다면 북한의 소설을 우리나라에서 직접 접할 수 있을까?

앞서 소개한 백남룡 작가의 <벗>은 이미 지난 1992년, 한국에 공식적으로 반입되면서 북한 문학은 체제 선전물이라는 선입견도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 2018년 6월에는 북한 청춘 남녀의 사랑을 정면으로 다뤄 화제가 된 '청춘송가'가 남한에 들어왔고, 같은 해 8월에는 남북경총 통일농사 협동조합이라는 민간단체 주도로 북한 문학작품들이 국내에 정식출판 돼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라 문학계에서는 남북한 소설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북한에서도 남한의 소설을 접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경색된 남북관계로 문학 작품 교류에 대한 기대가 낮을 수밖에 없지만 백남룡 작가 소설의 제목처럼 남과 북이 진정한 <벗>이 되어 남북한 소설을 함께 읽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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