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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에서 백두산은 어떤 의미인가?

#한반도 리포트 l 2022-06-15

한반도 리포트

ⓒ Getty Images Bank

지난 2018년 9월 20일 평양에서 열렸던 3차 남북정상회담 마지막 날에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한민족의 영산으로 불리는 백두산에 올랐다. 

남북 두 정상은 굳게 손을 맞잡았고 김정은 위원장은 이곳에서 남북관계의 새 역사를 쓰자는 말을 남겼다. 백두산 천지 앞에서 맞잡은 양손을 치켜 올린 두 정상의 모습에서 모두들 백두산이 남북 평화와 화합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그 후 상황은 많이 변했다.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산인 백두산이 북한에선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오늘 <한반도 리포트> 이 시간에는 북한학 박사인 국립산림과학원 오삼언 연구원과 백두산의 의미를 살펴본다. 


한반도 등줄기 백두대간이 시작되는 곳, 백두산

1년 중 8개월 이상 산봉우리가 눈으로 덮여있어 백두라는 이름이 붙은 산! 멀리 남쪽인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이 시작되는 곳 백두산은 행정구역상 북한의 양강도 삼지연시에 속한다. 

양강도는 1954년 함경남도와 함경북도의 일부 지역을 분리해서 새로 만든 도인데, 압록강과 두만강을 끼고 있는 지역 ‘두 개의 강을 가지고 있는 도’라는 의미로 양강도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그리고 삼지연은 3개의 연못이 가지런히 붙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백두산에서 화산이 분출할 때 용암이 흘러내려서 연못이 생겼다고 한다. 해발 2750미터, 백두산은 한반도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정상 부근은 기후 변화가 심해서 백두산 천지를 보려면 3대가 복을 쌓아야 한다는 우스개도 있다.


백두산을 김일성 주석의 항일무장 투쟁의 배경으로

우상화 목적으로 활용

북한은 백두산의 신비스러운 이미지를 김일성일가의 상징과 이미지로 이용해 왔다. 김일성 주석의 항일무장투쟁을 백두산 혁명 역사라고 선전하며 유일 지배 체제를 정당화했다. 또 우리에겐 러시아로 알려져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출생지 역시 백두산밀영이라고 주장하며 권력 세습의 정당성을 부여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역시 정치적 행사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백두산에 오르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승계의 정당성에 백두산을 적극 활용해 왔다. 이렇게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승계구도를 백두혈통이라고 강조해 왔다. 

북한에선 혁명의 성지가 된 백두산의 역사는 어린 시절부터 주입 교육 시킨다고 한다. 북한 이탈 주민들 역시 북한에서 교육받았던 ‘백두산의 전설’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 북한에는 최고지도자의 혁명전통을 교양하기 위해 혁명 전적지 등을 답사하고 해설 강의를 듣는 답사행군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학생들은 물론 주요 기관이나 공장 등에서 단위별로 다양한 답사행군에 참여하는데 ‘백두산 혁명전적지 답사 행군’이 가장 대표적이라고 한다.

북한매체들도 백두산 등정이나 백두산 혁명전적지 답사 행군을 대대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에는 ‘가리라 백두산으로’라는 노래까지 만들어졌다.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자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은 상당한 타격을 받는다. 그 해 말, 백두산 혁명전적지를 방문하면서 대북제재로 어려워진 현실을 정면 돌파하겠다며 백두산 답사를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 후,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백두산 답사 행군 참가자는 1년간 1900여개 단체에서 8만 여명 이상이었다고 한다. 


북한 당국, 백두산을 경제개발도구로 활용해

김정은 위원장은 백두산을 우상화 목적 외에 경제개발도구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백두산의 관문인 삼지연 개발이다. 북한은 1960년대 이미 백두산과 삼지연을 연계한 백두산지구를 관광휴양지로 개발해 왔다. 2016년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개발이 본격화됐다. 지난 2019년에는 삼지연군을 삼지연시로 승격시켰고, 2021년 말 3단계가 마무리되면서 개발은 완성됐다.

북한은 대북제재와 국경봉쇄 등으로 계획했던 사업들 대부분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삼지연 개발은 집권 10년차를 맞은 김정은 위원장의 최대 치적중 하나가 됐다. 

지난 2월 15일.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 80주년 공식기념행사를 이례적으로 삼지연에서 개최했다. 영하의 추위에도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해 고위 간부들이 총출동했다. 그리고 북한 매체들은 불꽃놀이 행사를 즐기는 주민들로 성황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평양이 아닌 백두산이 위치한 삼지연에서 광명성절 공식행사를 진행한 것은

백두혈통 김정은 위원장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체제결속을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의 관광을 홍보하는 <오늘의 조선> 홈페이지는 백두산 지구에서 가장 볼만한 장면은 새벽안개를 밀어내며 천지를 붉게 물들이는 해돋이라며, 백두산의 해돋이는 참으로 장쾌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우리는 그 웅장한 백두산의 해돋이를 언제쯤에나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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