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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의 화장품

#한반도 리포트 l 2022-08-31

한반도 리포트

ⓒ KBS

최근 조선신보는 ‘평양의 책방과 책 매대에 여성들의 미를 가꾸는데 도움을 주는 새 도서들이 나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간은 화장품의 종류와 특성을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기초상식을 제공하는 ‘화장에 대한 이해’ 계절과 장소에 맞는 다양한 화장법을 알려준다는 ‘사계절 화장법’ ‘각이한 유형의 화장법’등 모두 다섯 권이다. 기사는 이 다섯 권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북한에선 화장품과 화장품산업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오늘은 전영선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와 함께 북한의 화장품 산업을 살펴본다. 


화장품 소비 늘어..  

2000년대 이후 장마당에 중국산 화장품이 많이 들어오면서 북한 여성들도 점점 색조화장을 선호하게 됐다. 한류가 유입되면서 변화가 본격화됐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나 모란봉 악단의 영향으로 북한 주민들의 패션과 화장법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북한의 화장품 산업은 언제부터 시작이 됐을까?

김일성 주석은 1949년 신의주 화장품공장 건설을 지시하는 등 집권 초부터 화장품 산업을 강조했다. 그리고 전후 복구시기였던 1957년에도 평양화장품공장을 설립했는데, 여성의 사회활동 참여를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화장품 공장을 시찰하고 생산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그리고 부녀절과 같은 기념일엔 여성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선물로 화장품을 이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정은, 소비품 다변화 지시따라 출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집권 후 화장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여러 차례 화장품공장을 현지 지도했다. 2015년 평양화장품 공장 방문 당시 북한산 마스카라는 하품만 해도 너구리 눈이 된다며 화장품의 낮은 품질을 지적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면서 화장품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한다. 

최고 권력자의 관심을 반영하듯 새로운 화장품을 개발하고 생산한다고 선전하는 TV프로그램들도 잇따라 전파를 탔다. 영상물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하나같이 북한산 화장품을 사용한다며, 그 성능도 뛰어나다고 했다. 


봄향기 vs 은하수, 북한 화장품계의 맞수 

북한을 대표하는 화장품 브랜드는 은하수와 봄향기다.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북한이 수출용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신의주 화장품공장의 ‘봄향기’다. ‘봄향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지는데요, 북한에서 가장 오래된 화장품 브랜드로, 북한 내 인지도도 가장 높았다.

그런데 이렇게 ‘봄향기’가 독점하다시피 한 북한의 화장품시장에 ‘은하수’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은하수’는 평양화장품 공장의 브랜드로 은하수 이름으로 수백가지 다양한 제품이 생산된다고 알려진다. 신의주화장품공장과 평양화장품공장. 봄향기와 은하수는 강력한 라이벌로 경쟁구도가 만들어졌다. 

봄향기와 은하수 외에도 ‘금강산’, ‘미래’, ‘아침이슬’, ‘선녀’ 등의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들이 등장했다. ‘금강산’은 노화 방지와 주름살 제거 등에 초점을 맞추고, ‘미래’화장품은 젊은 세대를 겨냥해 원색의 파격적인 색채와 고급이미지를 강조한다. 심지어 한 세트에 십 만 원대 후반의 고가 제품도 등장했다. 최근 북한의 화장품브랜드들은 기능성과 함께 천연추출물을 주원료로 함유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하고 있다.


북한 화장품의 수준은? 

지난 2017년 국내 최초로 북한 화장품에 대한 전문적인 조사와 성분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국내 유명 화장품 회사 연구소에서 스킨과 로션 등 기초제품은 물론 기능성 화장품과 색조화장품까지 총 64종의 북한 화장품을 분석했다.

기초 제품의 경우는 보습력 등 기본적인 기능은 일정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표기된 성분과 실제 검출된 성분이 다른 경우도 있고, 중요 성분이 미달된 제품도 있다고 한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2017년 신년사를 통해 유난히 자력자강을 강조했다. 그리고 ‘인민생활향상을 위해 농업, 수산업과 더불어 경공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것’을 강조했다. 화장품도 경공업에 포함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경공업분야 향상을 위해 국산화를 핵심으로 제품의 다종화, 다양화와 함께 질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자강력을 바탕으로 한 경공업 강화를 통해 국제적 고립에 따른 경제난 완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얼마 전 북한 매체는 ‘흑진주’라는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를 보도했다. 대동강 하류의 천연 진흙에 포함된 유황을 주요 성분으로 미백이나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이 이렇게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를 내놓는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생필품을 다변화하고 품질을 개선해 민생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화장품 산업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주목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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