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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의 유튜버들

#한반도 리포트 l 2022-09-21

한반도 리포트

ⓒ KBS

북한 문화예술계에 새로운 인물들이 연이어 등장하며 세대교체를 예고하고 있다. 정체돼 있던 북한의 문화 예술 정책에 일대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통일연구원 이지순 박사와 요즘 활발하게 활동 중인 북한의 유튜버들을 만나보고, 북한의 유튜브 활용법을 살펴본다. 


평양의 유튜버 ‘송아’ 

북한의 어린이 유튜버 ‘송아’의 영상이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것은 지난 4월이었다. 송아는 11살로 소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영국식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해서 화제가 됐다.

송아는 지난 7월엔 학교 앞 빙수가게에서 친구와 함께 빙수를 사먹는 영상을 올리고, 여러분이 평양에 오면 이 나라에서 가장 맛있는 빙수를 소개하겠다고도 했다. 그리고 ‘내가 사는 평양은 아름다운 도시’라며 동물원이나 롤러스케이트장 등 어린이들이 놀 곳이 많다고 자랑했다.

또 송아는 코로나19에 걸린 후기도 전했다. 엄마와 자신 모두 고열에 시달리는 상황에 약이 떨어져 걱정됐는데, 군의관이 찾아왔고 3~4일만에 회복해서 그들과 형제 같은 사이가 됐다는 내용이다. 영상에는 흰색 완장을 찬 남성이 약을 건네고 이마를 짚어보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리고 티눈 때문에 옥류 아동병원에 갔다는 내용도 있는데. 옥류 아동병원은 환자를 위한 궁전 같은 곳으로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과 장기입원환자를 위한 학습실도 있다고 자랑했다.


또 한명의 유명 유튜버 ‘평양의 은아’ 

북한의 대표적인 유튜버는 지난 2019년 처음 영상을 올린 ‘평양의 은아’다. 이 ‘은아’라는 여성은 평양의 백화점 식품매장에서 초콜릿 과자와 라면을 고르고 평양에 있는 유원지에서 놀이기구를 타면서 일상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배경 음악이 커서 말소리가 또렷하게 들리진 않지만 이런 평범한 일상을 통해 북한에서도 시민들이 여유로운 삶을 즐긴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 2020년 초에 은아는 녹음 부스  안에서 헤드폰을 착용하고 <푸른 버드나무>라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 곡은 지난 2018년 남북평화협력 기원 공연에서 우리 측 가수인 서 현이 불러 우리에게도 꽤 알려진 노래다.  

은아는 유창한 영어로 코로나19로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서로 비난과 비판을 멈추고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코로나에 함께 대응하자고 이 노래를 부른 이유를 밝혔다. 


북한에선 개인이 유튜브 제작을 할 수도, 볼 수도 없어

지금까지 ‘평양의 은아’가 올린 영상들은 일반인이 올린 유튜브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예를 들어 지난 2020년 2월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북한은 당국의 합리적 조치로 인해 바이러스 감염자가 단 한 명도 없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이를 믿지 않는 국제 여론을 의식하듯 북한의 코로나19 예방소식과 함께 상품과 식료품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전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북한에선 개인의 인터넷 접속이 제한되기 때문에 개인이 유튜브를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니까 유튜브 등 개인 SNS는 북한 당국의 새로운 선전선동 수단으로 추론할 수 있다.


유창한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유튜버 ‘진희’

북한의 유튜버 중에 유창한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진희’도 유명하다. 

지난 2020년 북한 노동당 창건일의 하루를 담은 영상에서 노동당 창건일을 큰 명절이라며 열병식이나 군중행사가 아닌 주민들의 일상을 소개했다. 이 모습이야말로 당 창건일을 맞이하는 진짜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평양의 거리와 공원을 가족들과 함께 거닐며 행복을 느낀다고 ‘행복한 평양’을 강조하는 영상도 있다.

얼핏 보면 젊은 여성의 일상을 소개하는 동영상 같아 보인다. 하지만 뒤에 보이는 힘차게 팔을 뻗은 젊은 병사의 모습과 함께 ‘당 제 8차 대회를 향하여!’라는 구호가 적힌 커다란 대형 선전물이 북한 대외 선전물임을 추측케 한다는 분석이다.

여성의 대사를 보면 그 의심은 확신으로 이어진다. 진희는 이 도시가 그녀의 가족을 재난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준다고 얘기한다.


새로운 선전 수단인 유튜버들

그 밖에도 다수의 여성과 어린이들이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 유기농 재배 온실을 소개하며 유기농을 장려하기도 하고 리수진 어린이의 경우 성장일기 형식의 영상물을 제작하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새 가방과 교복을 배급받는 모습, 옥류 아동병원에서 치과 진료를 받는 모습 등 북한 당국의 무상교육, 무상 의료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있다.

SNS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국가 이미지를 관리하고 브랜드가치를 높이는데 효과적인 플랫폼이다. 따라서 북한은 앞으로도 이런 뉴미디어를 체제선전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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